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하는 교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하는 교회

[ 논설위원칼럼 ]

이영근 장로
2023년 02월 08일(수) 14:59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매스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등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오늘 우리 사회는 광속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응용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기능을 구성하는 것처럼, 교회도 예배당이라는 하드웨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소프트웨어, 그리고 목회 사역으로서의 응용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여야 제 기능을 감당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글에선 교회의 온라인 시설 투자와 공간의 활용에 대해 좀 더 숙고해보고자 한다.

요즈음 사람들은 교회의 홈페이지보다는 오히려 유튜브나 네이버, 또는 구글을 통해 교회에 대한 정보를 알아낸다. 매일 저녁 정해진 시간에 진행하는 방송사의 뉴스보다, 원하는 시간에 필요로 하는 뉴스를 찾기 위해 우리는 인터넷을 검색하는 경우들이 더 많아진 것 같이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설교들을 찾아내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실이 된 것이다. 교회를 평생 한 군데만 다닌 한국교회의 성도들도 많이 있지만, 이제는 집에서 손끝으로 순간순간 교회를 옮아 타면서 '오늘 예배 잘 드렸다'라고 생각하는 성도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교회에 나오지 않고도 교회 생활을 하는 것에 익숙해진 오늘의 신자들에게, 온라인예배는 "어차피 온라인인데 이 교회면 어떻고 저 교회면 어떤가? 말씀 듣고 은혜받고 성도답게 살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교회는 온라인을 더욱 잘 활용하는 다음 세대들을 수용하기 위해 온라인 투자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최소의 모임을 하면서 선교에 비용을 많이 쓸 것인지 아니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시설의 활용 가치를 높이고 성도들에게 편리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를 고민하고 있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 젊은이들이 분위기가 있는 카페를 찾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스타벅스 같은 커피 전문점을 찾아가는 것처럼 오늘의 교회 환경도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들은 옛날에 다락방에서도 기도했고 마룻바닥에 앉아 예배드렸다고 하면서, 지금은 너무 좋은 환경이라고 자조하며 예산을 들여 교회 시설들을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때와 오늘의 현실이 얼마나 다른가를 가름해보아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교회에 오라고 하기 이전에 젊은이들이 모이고 싶어 하는 공간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가에 있는 교회들이 학사관을 통해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마을목회를 할 것을 제안해본다. 오늘날과 같이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젊은 청년들을 위한 주거 공간 제공은 그들에게 아주 요긴한 일로서, 교회들의 학사관 운영은 많은 열매를 가져오는 일이 될 것이다.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과 같이 인구가 밀접한 지역에는 땅값이 비싸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화 복지시설 등 필수 SOC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주중에 교회나 학교 시설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한다면, 도심 주차난 완화뿐 아니라 교회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정부에서도 생활 SOC를 사회 곳곳에 도입해 국민들이 어디에서나 품격 있는 삶을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노력 하는데, 교회가 관공서와 협력하여 대학가 주변에 청년 공유주거 시설을 마련하거나 교회의 기존 시설을 활용해 생활 인프라 시설을 구축한다면 교회와 지역주민들의 간격이 더 좁아질 것이다.

오늘 우리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과 경제난과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는 우리 교회들은 개교회주의를 지양하고 서로 돕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한바, 교회시설을 잘 활용해 지역주민을 섬기는 사역을 함과 동시에 청년 공유 주거시설 등 교회의 일정 공간을 지역을 위해 할애 함으로써, 교회의 이미지를 개선할 뿐 아니라 복음 전도의 지경도 더욱 넓어지게 될 것이라 확신하는 것이다.

이영근 장로 /명륜중앙교회, 전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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