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실재를 생각한다

믿음의 실재를 생각한다

[ 논설위원칼럼 ]

박창운 목사
2022년 12월 26일(월) 08:2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누구나 좋아하는 구절이지만, 진지하게 그 구절을 놓고 "왜?"라고 묻는 이는 드물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부족함이 없노라'고, 하나님으로 인하여 만족한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실 다윗의 노래를 찬찬히 읽어가다 보노라면 그의 삶은 평안과는 거리가 먼 고난의 시간을 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원수의 목전'. 이러한 단어들은 시편의 자리를 짐작케 한다. 그래서 꽤 많은 학자들은 이 시편이 다윗의 생에서 가장 암흑기의 순간에 불렀던 노래라고 알려준다. 아들 압살롬이 모반을 일으켜 다윗의 목숨을 구하던 시기였다. 다윗은 압살롬의 칼을 피하여 감람산 언덕을 울며 도망가고 있었다. 그런데 부족함이 없다고?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오늘 우리의 삶도 퍽퍽하기 때문이다. 한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신년 인사 글이라고 오해했던 글의 일부만 읽어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작아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어졌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지혜는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부족함 없는 삶이라 여기며 살아갈 수 있을까? 비결은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라는 노래 속에 담겨있다. 선하심은 "지금 나의 삶이 하나님의 목적하심과 계획하심을 따라 이루어져 좋다"라는 목적지향적인 단어라는 것을 기억하자.

즉 다윗은 지금 자신의 삶이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 속에 있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비록 압살롬에게 쫓기는 삶, 생명이 위태한 삶, 모두가 "다윗은 이제 망했어. 끝이야"하는 순간임에도, 다윗은 타인의 시각과 자신의 환경 보다 하나님의 손길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킨다. "비록 지금 힘들어도, 고통스러워도 이 삶 또한 하나님의 손 안에서 그 목적과 계획을 따라 가고 있어!"

나아가 다윗은 하나님의 '인자하심(헤세드)'을 자신의 삶에 떠올렸다. 여기서 '헤세드' 하나님의 안아주심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가 나를 버리고, 모두가 나를 대하여 돌아선다 해도 주님만은 나를 안아 주시는 분임을 여전히 붙잡았다. 자신의 삶이 주님의 은혜 속에 머물고 있음을 알았다. 더 나아가 그 주님은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을 따라오며, 자신을 지키신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래서 "반드시 나를 따르리라"고 노래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의 믿음의 눈은 변치 않는 하나님을 본다. 믿음이 힘을 잃어가는 시대, 그래서 불안함을 달고 사는 시대, 다윗은 우리에게 믿음의 노래를 가르친다. 하나님이 실재이듯 믿음도 실재여야 한다고 말이다!



박창운 목사 / 대구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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