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육신'이 바로 시대정신

'성육신'이 바로 시대정신

[ 논설위원칼럼 ]

김대동 목사
2022년 12월 12일(월) 08:13
지금 우리는 대강절(待降節, Advent) 절기 속에 있다. 대강절은 대림절(待臨節)이라고도 하며, 성탄절을 맞이하기 전 4주간의 기간이다. 대강절은 오시는 하나님을 기다리는 절기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오시는 하나님이시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스스로 신을 찾아가는 상향종교이지만, 우리 기독교는 오시는 하나님을 믿는 하향종교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보통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 기독교의 본질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시는 것을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강절의 본질은 성육신이다. 성육신은 죄악으로 인해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있던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친히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내려오신 사건이다. 성육신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사탄의 권세를 물리치고 죄악과 죽음의 땅을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 가운데 오셨다. 한 마디로 우리는 오신 예수님 때문에 구원받았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들은 바로 이 성육신 안에 다 녹아 들어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신앙적인 의미 외에도 오늘날 성육신의 정신은 빙하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다시 살려내는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지금 참 많이 아프다. 비본질이 본질을 압도하고 있다. 정치 논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앞지르고 있다. 번영의 신학은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 물신주의적 세속사회의 공격에 참 많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 종교 중에 가장 많은 신도 수를 자랑하지만 사회적 신뢰도는 최하이다. 좌우 이념 대립이 교회까지 갈라놓는 현상은 참 가슴 아프다. 다음세대 문제는 심각하다 못해 절망감이 생길 정도이다. 남북과 동서의 갈등, 세대와 빈부의 갈등, 이념과 진영의 갈등은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 그 밖에도 성장제일주의, 비윤리적 일탈, 신앙과 삶의 분리 현상은 여전하다. 오호통재라! 도대체 어떡하면 좋단 말인가?

그러나 방법은 있다. 우리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날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성육신의 정신이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성육신의 비밀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말씀은 빌립보서 2장 7~8절이다.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 구절에 나타난 핵심 정신은 두 가지다. 첫째는 비우심(7절 : 케노시스)이고, 둘째는 낮아지심(8절 : 타페이노시스)이다.

성육신의 정신 이 두 가지가 우리들 신앙의 본질을 회복시킨다. 한국교회를 다시 살려낼 수 있게 한다. 성육신의 비우심은 우리의 욕심의 문제를 해결한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말씀하였다(약1:15). 모든 죄악의 기저에는 욕심이란 것이 도사리고 있다. 예수님처럼 비워야 비로소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성육신의 낮아지심은 우리의 교만의 문제를 해결한다. 한국교회의 모든 불협화음은 교만 때문이다. 자기중심성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교만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죄악이다.

예수님을 믿으면 예수님을 닮아야 한다. 믿는다고 하면서 닮지 않으면 그것은 뭔가 잘못된 신앙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우리의 잘못된 신앙을 고치고, 잃어버린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는 길은 예수님을 닮는 길밖에는 없다. 예수님을 닮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육신의 정신을 체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성육신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경이로운 사건이다. 성육신의 정신 속에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새로워지는 모든 방법이 다 들어 있다.



김 대 동 목사 / 분당구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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