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때에는 본질에 집중해야

위기의 때에는 본질에 집중해야

[ 논설위원칼럼 ]

곽군용 목사
2022년 09월 19일(월) 08:31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가까이 꽁꽁 얼어붙었던 우리의 모든 경제, 사회, 교육 등 사회전반에서, 그리고 교회의 예배와 선교활동들이 이제 서서히 풀리고 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

필자는 지역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이 팬데믹 기간이, 우리의 영적 실제 모습을 깨닫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섭리의 일부인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너무도 많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또한 이 기간에 우리의 목회활동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도록 주님이 인도하시는 것을 느낀다. 이번 팬데믹을 통해 필자는 많은 것을 느끼고 감사하였는데, 특히 필자의 목회 속에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발전시키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먼저는, 성도들의 실제 신앙의 모습을 보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성도들 속에 있는 믿음을 마비시키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들의 대화의 대부분이, 그리고 예배 속 기도 인도자의 기도내용이 늘 코로나 중심으로 드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천국에 대한 확신과 소망이 주를 이루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 세상에서의 평안함과 건강과 축복,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것은 목회자인 필자의 설교가 지나치게 현세적인 축복과 고난 속에서의 위로와, 세상적인 지혜에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회개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욱 분명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구원과 천국에 대한 확신과 재림에 대한 소망을 심어주기 위해 교리설교에 좀더 비중을 두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주중 온라인 성경공부 2개를 개설했다. 하나는 담임목사에 의한 성경공부, 또 하나는 담임목사와 부목사들이 함께 하는 성경공부다. 각 성경공부마다 등록금 1만 원을 내고 참여하도록 했고, 한 과목당 40명으로 제한했다. 성경을 철저하게 교육해야겠다는 판단에서 였다.

또한 오래전부터 필자는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교회학교에 수요예배가 없는 것이 늘 안타까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마음속에는 다음 세대들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면, 한국교회의 커다란 축복인 수요예배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늘 있었다. 그런데 이번 팬데믹 기간동안 주일예배도 온라인으로 드릴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면 교회학교 학생들을 위한 수요예배를 온라인으로도 드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교회학교 온라인 수요예배를 개설했다. 수요예배뿐 아니라, 이 기회에 교회학교 주중 성경공부와 영어 바이블 스토리도 함께 개설했다. 교회 홈페이지에 수요일 정오부터 밤 9시 사이 자신이 편한 시간에 들어와서 찬송을 함께 부르며 설교를 들을 수 있게 했고, 그것을 인증샷을 찍어 제출하게 했다. 그리고 교회발행 계간 잡지와 홈페이지에 그 인증샷을 올려주며 상품을 주기도 했다. 지금은 꽤 많은 어린이들이 수요예배를 드린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담임목사님 영적 숙제'를 일상의 신앙활동으로 개설했다. 성경필사와 성경통독이 바로 그것이다. 성경 한 권씩을 정해서 매달 30장 정도를 필사하게 했다. 교회에서 성경 필사 규격노트를 만들어 나누어주고 하루에 성경 한 장씩 쓰게 하고 제출하게 했다.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성도들은 이 기회에 가정에서 담임 목사가 내준 필사 숙제를 함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목포 문화회관 전시관 두 동을 대여해서 성경필사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외에 교회학교 각 부서별, 구역별, 선교회별로 동질그룹을 형성해 성경통독을 하게 하고, 그것을 매번 단톡방에 보고하며, 그 그룹이 성경통독을 마치면, 주일예배시의 영상광고에 사진과 함께 성경통독 완결을 광고해주었다. 교회에서 식사할 수없었던 기간에는 성도의 교제를 대체하는 아주 좋은 말씀의 교제였다. 그 성경통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주 부터는 팬데믹 훨씬 이전부터 해왔던 '길거리 전도대' 활동과, 목포에 있는 다섯 개 대학에서 하는 '캠퍼스 전도대' 활동도 재개할 예정이다.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 노방전도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전도가 먹히겠느냐 …'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교회가 본질에 더 충실하고, 교회 본연의 사명을 회복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교회 2000년 역사 속에서 노방전도나 개인전도가 효과적으로 잘 먹혔던 때는 한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교회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왔고, 그 순종을 하나님이 축복하셔서 복음이 이만큼 전파되었기에 말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아직도 예배 참석 숫자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약 70% 정도 밖에는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기에 이런 위기의 때에 교회는, 본질적인 사명인 예배와 전도와 선교, 그리고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더욱더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곽군용 목사 / 양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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