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있습니다!

돌파구는 있습니다!

[ 논설위원칼럼 ]

허원구 목사
2022년 03월 07일(월) 08:11
영국의 왕 리처드1세를 흔히 '사자 왕'이라고 부른다. 사자처럼 용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자처럼 어떤 전쟁에도 용감히 뛰어 들었다. 야파(Jaffa)의 십자군 근거지가 살라딘에게 점령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뱃머리를 돌린다. 배가 야파에 도착하기도 전에 슬리퍼를 신은 채로 육지로 뛰어들자 80명의 병사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6만 2천의 이슬람군사를 무찌른다. 양쪽 전사에 모두 기록된 야파전투이니 거짓은 아닐 것이다.

이 용감한 사자 왕이 4만 9천 파운드를 들여 노르망디에 든든히 세우고 지키던 가야르 성(Gaillard)이니 누가 넘겨다 볼 수 있으랴! 그러나 돌파구는 있었다. 프랑스군 한 명이 성 가까이에서 하수냄새를 맡았다. 성내에서 지하를 파서 오수를 강으로 흘러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을 각오한 50명의 프랑스군이 하수 속으로 들어가서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성안으로 잠입했다. 갑자기 나타난 괴물 같은 프랑스군을 보고 영국군은 혼비백산하여 도망갔고 사자왕도 힘을 잃기 시작했다.

길이 모두 막힌 것 같다. 도저히 돌파할 수 없을 것 같다. 코로나로 막혀 있다. 다음세대의 문제가 가야르 성처럼 한국교회 미래의 숨통을 조여 온다. 정치가 막혀 있고 경제가 숨을 쉬지 못한다. 마치 아람군대에 포위된 사마리아 성과 같다. 그러나 길은 있다. 돌파구는 있다. 항상 사람이 길이다. 길을 찾는 사람, 그리고 뛰어 들어 길을 여는 사람 그래서 길이 되는 사람이 답이다.

이번 장신대 학위수여식에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한국의 '가가와 도요히코'로 불리는 고 이상양 전도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그는 장신대 주선애 교수의 수업시간에 스승이 안타깝게 외치던 "왜 보여 주셨습니까?"라는 탄식의 음성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 당시 서울의 오물이 버려지던 수만 빈민의 동네 망원동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절망의 마을을 변화시켰다. 자신의 폐는 썩어 갔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희망으로 가득 찼다. 그가 바로 돌파구였다. 그가 길을 내었고 길이 되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이 절망으로 뒤덮여 있는 세상 속으로 들어오셨다. 죄악과 미움과 분열, 폭력과 부조리로 가로막혀 있는 세상 속으로 오셨다. 그가 바로 길이 되셨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그는 바로 그 길이 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리고 죄악으로 막힌 담을 허무셨다. 미움 가운데 사랑의 길을 내셨다. 분열 가운데 화해의 길을 여셨다. 절망 가운데 희망의 길을 여셨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의미는 바로 주님처럼 나도 길이 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마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음세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물을 뒤집어 쓴 채 가야르 성으로 기어들어간 프랑스 병사들처럼 주님이 보내시는 곳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사마리아 성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4명의 한센병자들이 성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내일은 활짝 열려 있었다. 주님은 한국교회 미래의 돌파구가 될 50명을 부르고 계신다. 교회 문을 열고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마을 속으로 들어가자. 어떤 오물을 뒤집어쓰더라도 들어가서 길을 열어야 한다. 교회는 어떤 비용이 들던지 다음세대 속으로 함께 뛰어 들어가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가장 먼저 선교비를 줄이고 선교를 중단하고 있는 교회는 다시 일어나 새로운 선교의 돌파구를 열어서 열방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선교가 중단되면 교회부흥도 중단된다.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돌파구는 있다. 내가 바로 그 길을 열 사람이다. 함께 뛰어 들어 길을 열고 길이 되자.



허원구 목사 / 부산장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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