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좀 하면서 삽시다

생각 좀 하면서 삽시다

[ 논설위원칼럼 ]

이상천 목사
2021년 08월 30일(월) 08:51
#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이 '팡세(Pensees)'에 쓴 유명한 글귀다. 그런데 파스칼이 말한 '생각하는 갈대'는 이미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서 말씀하셨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이사야 42:3)

성경에서 말씀하신 '상한 갈대'는 하나님 말씀을 불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보호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이스라엘을 뜻한다.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해 나라도 잃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젊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은 노예로 잡혀갔다. 그리고 70년 동안 포로생활을 하게 된다. 이 모습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중에서도 상처를 입은 갈대, 꺼져가는 등불과 같은 모습이라고 은유한 것이다.

인간은 작은 바람 '세상 풍조'에도 쉼 없이 흔들리는 갈대, 그것도 상처 입은 갈대이지만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래서 예외없이 모든 사람들은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보다 좀 더 심도있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 생각하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thinking person)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이 만든 조각상의 이름이다. 이 조각상은 오른쪽 팔꿈치를 왼쪽 다리에 얹고 오른 손을 안으로 접어 손가락으로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근육질로 탄탄한 몸매를 가진 높이 186cm의 조각상이다. 처음에는 '시인'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중에 로댕은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지옥의 문'을 조각 한 후에 그 '지옥의 문' 위에 이 '시인'을 올려서 지옥을 내려다보게 했다. 이 '시인'은 벌거벗은 채로 지옥을 내려다보면서 영원히 계속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을 강력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교회에서 어떤 사역이나 사업, 혹은 건축을 결정할 때, 나름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해서 결정을 한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심사숙고한 결정들이 만족할 만한 결정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연례행사로 모이는 총회에서도 내노라 하는 총대들이 모여서 수많은 결정들을 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에게 자문도 구하고, 각 노회의 의견도 물으며 심사숙고하지만 뒤돌아 서면 너무 성급하게, 미숙하게 결정했음을 인지할 때도 있다. 특히 헌법 수정은 3년 동안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세웠기에 더 나은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또 3년이라는 '길고, 짧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총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총대들은 심사숙고 해야 한다. 생각을 깊이, 많이 하고 또 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총회와 산하 교회들이 잘 살아왔기 때문에 어떤 것을 변경하거나 고치거나, 새로운 것을 결정할 때는 정말 생각을 좀 깊이 해야 한다.

각 가정이나 교회 혹은 사업장에서 새로운 것을 선택하고 결정을 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모르긴 몰라도 정말 심사숙고 할 것이다. 제품을 구매한다면 다양한 제품을 비교할 것이고, 예배당 건축이면 최근에 잘 지은 예배당 여러 곳을 탐방 할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확장 할 때도, 심각하게 오랫동안 심사숙고 하면서 돌다리를 두들기고 또 두들기면서 안전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하물며 총회의 결정 하나 하나는 교단 산하 9000여 교회와 240여만 성도들의 신앙과 삶의 터전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기에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그 법과 규칙을 붙들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개인도, 가정도, 교회도, 총회도, 더 나아가 국가 지도자들도 부디 생각 좀 하면서 선택하고 결정하며 행동에 옮기라고 하나님의 생기를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심사숙고 하지 않은 결정과 행동은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 고통을 만들어 낸다.

생각하는 인간(Homo Sapiens), 코로나 19시대에 창조주 하나님께서도 그리워하며 기다리실 것 같다.



이상천 목사 / 강릉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