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받고, 말로 주기

되로 받고, 말로 주기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9년 11월 29일(금) 10:00
총회 파송 선교사가 2019년 11월 8일 현재 91개국의 821가정 1547명이다. 이들 가운데에는 수습 선교사 329명, 전문인 선교사 64명, 견습선교사 9명이 포함되어 있다. 총회 파송 외에도 노회나 선교단체 파송까지 합하면 본교단 파송한 선교사는 4000여 명을 헤아린다.

우리 총회가 타문화권을 향한 선교를 본격적으로 펼친 것은 1984년 무렵이다.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에 박차를 가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게임과 한국경제의 성장이 한국교회 해외선교의 뒷받침이 되었다.

총회의 타문화권 선교는 1912년 창립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1912년 7월 1일에 모인 제2회 황해노회에서 김익두 목사의 제안으로 헌의해서 그 해 9월 1일에 모인 총회에서 결의했다. 총회 산하 모든 교회가 세계선교주일로 지키고 기도와 헌금을 했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선교를 하자는 취지였다. 박태로 목사를 산둥성 선교사로 임명하고, 1년 뒤에는 김영훈 목사와 사병순 목사를 추가로 파송했다. 1907년 독립노회 시절부터 6년 동안 전도국 위원장으로 수고한 길선주 목사가 주도했다. '나라는 식민지가 되었지만, 교회가 독립했으니 선교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자'는 소명감의 결실이다. 가난한 식민지 백성의 처지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해방 후 첫 타문화권 선교인 태국선교도 어려운 여건에서 추진했다. 1956년 6월에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첫 선교사 최찬영 선교사가 부인 김광명 사모와 함께 태국에 도착했다. 최 선교사는 1955년 4월 24일에 영락교회에서 파송예배를 드린 뒤 태국 땅을 밟기까지 1년도 훨씬 넘겼다. 김광명 사모는 부산 청십자의원에서 일하던 의사 선교사였다. 이어서 김순일 선교사와 김윤희 사모도 도착했다. 이들이 태국그리스도교회(CCT)와 협력하여 선교할 당시 한국의 일인당 GNP는 60불 남짓했고, 6.25 전쟁으로 폐허상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경제적인 면에서 태국이 훨씬 더 잘 살았다. 그래도 선교사를 파송했다.

한국교회가 아프리카 대륙에 첫 선교사를 보낸 것은 1968년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 방한이 계기가 되었다. 그 해 5월 19일에 황제는 이지가에후 위센과 소피아 데스타 두 공주와 함께 한경직 목사의 안내로 영락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영락교회에서 박희민 목사를 에티오피아로 파송했다. 당시 대한민국에는 에티오피아 대사관이 없었다. 박 목사는 일본으로 가서 입국비자를 받은 뒤 1969년에 에티오피아에 도착했다. 박 목사는 언어 연수를 한 뒤 에티오피아메카네예수스교회(EECMY) 지 교회를 순회하며 복음을 증거했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국교회의 타문화권 선교가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린도선교회(Korind Mission Society)는 인도의 달릿공동체를 위하여 예배당 건축 사역을 하고 있다. 남인도교회(CSI)와 북인도교회(CNI)와 협력하여 2005년 이후 600여 개의 예배당을 지었다. 500개 예배당을 지었을 때 일일이 사진을 찍어서 명감을 출판했다. 당시 총회장 채영남 목사께서 인도에 가서 명감 헌정식을 할 때 CSI의 22명 주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PCK, CSI, CNI는 물론이고 독일의 복음선교연대(EMS), 기장, 인도장로교회(PCI)와 함께 한인선교협의회를 구성하고 협력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세 번째 모임을 가졌다. 고린도선교회는 케냐성공회의 요청으로 케냐 키수무 지역에 2018년부터 예배당 건축사역을 시작했다. 이미 30개 예배당을 완공하고 2019년 11월에 추가로 5개 예배당을 건축하기로 약정했다.

고린도선교회만이 아니다. 한국교회 2만 7천 여 선교사의 사역이 무수한 결실을 맺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는 '되로 받고, 말로 퍼주는 일'이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가장 고귀한 것을 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아낌없이 주는 일이다.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말로 퍼주기'를 멈추지 않는 복음의 열정을 지속하기를 소망한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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