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9월 05일(목) 08:43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고전14:34~35)

고린도전서 14장 34절도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 구절 중에 하나다.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활동을 제한할 때 자주 인용된다. 고린도전도 14장 33~34절에 대한 개역개정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라. 모든 성도가 교회에서 함과 같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 같이 오직 복종할 것이요." 이 번역을 보면 마치 여자는 교회에서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율법을 적용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말씀은 바울이 말하고 있는 바의 맥락을 고려하면서 이해되어야 한다.

바울의 언급은 당시 고린도 교회의 특수상황과 관련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영지주의 영향을 받아 무분별하게 방언과 예언을 하는 열광주의자들이 있었다.

바울은 이러한 행위가 교회 안에서 그러한 은사를 경험하지 못한 자나 불신자들에게 '미친 것'으로 오해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고전 14:23). 그러고 나서 교회 안에서의 행동을 어떠해야 할까를 말하고 있다(14:26~40). 바울은 먼저 '형제들아'라고 하면서 남자들에게 권면한다(26절). 무질서하게 방언하는 형제들을 향하여 '만일 통역자가 없으면 교회에서는 잠잠하라'고 말한다(28절). 또한 예언하는 사람들의 경우 곁에 있는 사람에게 계시가 내리거든 먼저 말하던 사람은 '잠잠해야 한다'고 권면한다(30절). 이렇게 차례대로 예언을 해야 모든 사람들이 권면을 받고 배울 수 있다(31절). 그러면서 바울은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라 화평의 하나님이심"을 강조한다(33절).

이러한 진술 이후에 비로소 여자들의 문제를 다룬다. 여기에서 바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33절 끝부분에 있는 전제를 주목해야 한다. 이 부분을 원문을 따라 직역하면 "성도들의 모든 교회에서와 같이"(~Wj evn pa,saij tai/j evkklhsi,aij tw/n a'gi,wn)로 번역할 수 있다. 이것은 어느 특정한 교회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모든 교회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원리와 관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전 1:2). 모든 교회에서 여자는 잠잠하고 율법에 이른 바와 같이 복종하라고 말한다.

이때 주목해야 할 점은 여기에서 말하는 여자가 누구이며, 그 여자는 누구에게 복종할 것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위에서 다루었던 고린도전서 11장의 상황처럼 결혼한 여인들을 가리키며 자신들의 남편에게 복종할 것을 말하고 있다. 신약성서에서 여성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복종하라'는 언급은 모두 남편들에 대한 행동을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바울이 말하고 있는 바는 모든 여자들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남편을 가진 여인들을 향한 것이며, 남편들에게 복종하라는 의미는 아내들이 교회 안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내들이 교회 안에서 자기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들에게 물어보면서 예배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자신의 남편들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을 부끄러운 것이라."(고전 14:35)고 말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사실은 바울이 교회 안에서 여인들의 모든 활동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린도전서 11장 2~16절에서처럼 당시의 관습을 따라 여인들이 머리를 가리고 기도하고 예언하는 것은 허용된다. 다만, 이러한 여인들의 활동도 남자들에게 적용되었던 것처럼 덕을 세우고 화평을 이룰 수 있도록 질서 있게 이루어져야 하며 율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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