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선교정책 제안- 국내선교 부문

여전도회 선교정책 제안- 국내선교 부문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8월 01일(목) 10:17
<국내선교 부문>

1898년 여전도회가 조직된 이후 지난 121년 동안 한국교회의 선교역사에 큰 저수지의 역할을 감당하며 거대한 선교의 강을 계속 흐르게 하였다. 지난 30년 이상 칠레 선교사로서 선교중심의 지역교회인 산성교회 담임목사로서 그리고 지금은 선교자원을 키우는 신학대학교의 총장으로서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선교사역들에 대하여 몇 가지 평가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지난 121년 동안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국내 국외의 선교를 위하여 광범위하고 막대한 선교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니 뇌리에 그려지는 한 모습은 여러 자식을 둔 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여러 자식들의 요구를 따라 시시때때로 끊임없이 공급해 주어야 하는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의 모습이다. 손벌리는 자식들의 손에 계속해서 돈을 얹어 주다가 휴~하고 한숨을 내 쉬며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어머니의 모습과 닮았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럴 수는 없다. 여전도회의 선교적 재원은 제한되어 있다.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마치 옛날 가난한 집안의 어머니가 모든 아이들을 다 교육할 능력이 없을 때 부득불 가장 가능성이 있는 한 자식을 선택하여 교육시키고 그를 통해 다른 자식들의 미래도 함께 열려고 했던 것처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먼저 정책을 세워야 한다. 되는대로 보내고 보는 선교사 파송을 지양해야 한다. 그렇게 보내다 보면 중복되고 한 곳에 몰려 귀중한 선교재원을 낭비하게 된다. 먼저 전략을 세우고 그곳에 맞는 사람을 보내야 한다. 선교하드웨어를 위한 후원도 마찬가지다. 도움을 요청한다고 다 도와서는 안된다. 전략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선교는 지양해야 한다. 현지교회 리더십과 함께 그들의 필요를 따라서 지원해야 한다. 독자노선을 걸어 선교현지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업적위주의 선교를 진행해서는 곤란하다. 많은 사람을 보내는 것 보다 꼭 필요한 사람을 보내야 한다. 많은 사역을 하는 것 보다 그 지역에 필요한 사역을 진행해야 한다. 선교영웅의 시대는 지나갔다. 선교영웅을 키우고 그들의 독주를 보고 박수치는 선교는 지양해야 한다. 작아지고 낮아져서 그들이 섬기는 사람들을 세우고 높이는 서번트 리더십 (servant leadership)을 가진 자들을 보내야 한다. 이런 여러 관점에서 몇 가지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사역의 초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1) 선교전략팀 구성

현시대가 요구하고 현지가 요구하는 선교방향을 먼저 설정할 팀이 필요하다. 선교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가장 시급한 사역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리하여 한 두 사람의 생각이나 우발적으로 요구받은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식의 선교후원으로부터 오는 선교재원의 낭비와 오용을 막아야 한다.

2)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

다음세대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보며 전국여전도회는 과감하게 다음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저출산문제를 선교적과제로 안고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음세대의 지도자를 세우는 투자를 해야 한다. 전국교회에 저출산 문제와 다음세대를 위한 구체적인 사역이 전개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실시하며 투자해야 한다.

3) 선교 지도자 배출을 위한 투자

한국교회는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다. 이 위기의 근원은 신학교에서 부터 시작된다. 서구교회의 몰락과정이 그것을 보여준다. 이제는 미래의 지도자들이 저절로 모여 드는 시대가 아니다. 우수한 미래의 지도자들을 받아들이고 세워야 한다. 흔들리고 있는 물근원같은 신학교들을 붙들어야 한다. 특히 여성신학자들을 키우고 세워야 한다.

4) 선교사 재배치

사람이 있어서 보내다 보면 한 곳에 몰린다. 선교사들이 과다하게 몰린 선교지를 고려하여 선교사를 재배치해야 한다. 먼저 선교적 요구를 연구하고 검토한 뒤에 그곳에 맞는 선교사를 보내야 한다.

5) 에큐메니칼 선교

선교사의 독자적인 선교사역은 지양되어야 한다. 현지교단과 함께 하도록 지도하며 동역자의 위치에서 선교하게 해야 한다. 선교재산 문제가 선교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인의 이름으로 후원하지 않아야 하며 교단을 통하여 또는 총회선교부에 의해 공인된 현지 선교재단을 통해 관리되게 해야 한다. 하드웨어 후원은 줄여 나가고 현지교단과 함께 사람을 키우는 사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6) 선교운동의 전개

지금까지 활발하게 선교해 왔던 한국교회는 급속하게 그 불꽃이 사그러들고 있다. 신학자 에밀 부룬너(Emil Brunner)는 "불은 타오름으로 존재하듯 교회는 선교함으로 존재한다"고 했으며 신학자 블로우(Johannes Blauw)는 "세상으로 보냄 받은 교회 외에 다른 교회는 없다"고 했다. 한국교회 약화의 여러 원인중에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선교의 약화에 있다. 선교가 약화되면 교회쇠퇴는 가속화 될 것이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선교의 불을 꺼트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불을 던져야 한다. 여전도회의 선교운동이 교회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허원구 목사

부산장신대학교 총장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