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8월 01일(목) 08:52
3) 남자와 여자에 관한 바울의 진술들

① 여자의 머리는 남자? (고전 11:1~16)

고린도전서 1~10장에서 바울은 복음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하다는 사실을 천명한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허락된 자유는 덕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울은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9:19)한다고 말한다. 복음 안에서 얻은 자유를 복음을 위해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린도 교인들에게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 말한다(10:23~24). 그러면서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원칙을 천명한다. 자유인으로서의 행동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배에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권면이 이어진다.

고린도전서 11장 2~12절에서 문제가 되는 상황은 예배에서 기도하거나 예언할 때 남자와 여자의 적절한 차림새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 본문에 대한 해석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다음 다섯 가지 질문들이다.

1)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머리모양'인가 아니면 '머리의 의상'인가? 2)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남자와 여자 모두의 문제인가 아니면 여자만의 문제인가? 3) 여기에서 언급되고 있는 대상들이 '남편'과 '아내'인가 '남자'와 '여자'인가? 4) 여기에서 '머리'(kefalh,)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5) 바울은 왜 이것을 문제라고 여기는가?

위의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할 수 있다. 먼저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머리모양이 아니라 머리의 의상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유대관습이나 동방의 생활풍습을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로마의 관습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얼굴을 가리는 천이 아니라 머리에 쓰는 덮개(head coverings)가 문제인 것이다.

두 번째로 여기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문제는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녀 모두의 문제이다. 고린도전서 11장에서 문제가 되는 점들을 서술할 때 바울은 남자와 여자 모두를 한꺼번에 언급하고 있다(3절, 4~5절, 7절, 8~9절, 11~12절, 14~15절). 물론 여자만 언급되는 구절도 있다(6절, 10절, 13절). 혹자는 남자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여자에 대한 주장을 펼칠 때 비교하기 위한 수사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녀를 언급할 때는 항상 남자가 먼저 언급된다. 더 큰 관심이 여자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남자의 문제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바울의 서술에서 남자도 여자 못지않게 중요한 대상으로 나타난다.

세 번째로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대상들은 모든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결혼한 남자와 여자, 즉 남편과 아내로서의 남자와 여자들이라는 점이다. 여자가 머리에 무엇을 쓰는 것은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아내와의 관계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네 번째로 여기에서 '머리'가 의미하는 바는 물질적인 의미와 은유적인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은유적인 의미로 볼 때 여기에서 '머리'는 몸에서 '최우선적인'(foremost) 부분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남편은 가정의 대표자이다. 그는 가정의 공적인 얼굴이다. 수건을 머리에 쓰지 않는 여자의 행동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적인 얼굴인 남편에게 불명예를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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