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집회 유감

연합집회 유감

[ 논설위원칼럼 ]

김승학 목사
2019년 06월 03일(월) 11:00
지역에는 시, 구 혹은 군, 도 단위의 교단적인, 또는 초교파적인 성격의 집회들이 참 많다. 여전도회, 남선교회, 장로연합회, 목사회, 혹은 초교파적인 기관이 주최하는 3·1절 기념 연합예배, 부활절 연합예배, 광복절 연합예배, 성탄절 트리 점등식, 부흥성회, 세미나 등 모두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교회들이 연합하여 가진 다양한 성격의 연합집회에 많은 성도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연합집회가 한국교회의 부흥에 적지 않게 공헌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요즘은 성도들이 연합집회에 잘 모이질 않는다. 이러다보니 집회에 믿지 않는 기관장을 초대해 놓고 빈자리가 너무 많아 부끄러울 때가 종종 있다. 주일 오후예배나 수요저녁예배 시간에 연합집회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참석하는 인원이 해마다 줄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 교회의 주일오후예배나 수요저녁예배에 늘 참석하는 성도들도 연합집회가 있으면 참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20% 내외의 성도들만이 타 교회에서 열리는 연합집회에 참석하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주일오후나 수요저녁예배에 빠지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연합집회 시 교회를 섬기는 교역자들의 얼굴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은 성도들로 하여금 주일오전예배를 제외한 주일오후예배 및 수요저녁예배 등 공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만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예전과 비교할 때 주일오전예배를 제외한 다른 시간의 예배에 출석하는 성도의 수가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현재, 연합집회는 주일예배를 제외한 다른 예배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는 성도들의 출석 리듬을 잃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일오후예배나 수요저녁예배 시간 외에 다른 시간에 연합집회를 갖는 것이 주최하는 기관에게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더 많은 교인들이 참석하도록 기존의 공 예배 시간에 집회를 가지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있다 하더라도 평소에 공 예배에 잘 출석하는 교인들조차 참석하지 않게 만드는 연합집회는 심사숙고해야 할 때가 왔다. 연합집회는 빠져도 되는 예배나 모임이라고 생각하는 교인들의 수가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연합집회의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 성도들의 신앙을 허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합집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라는 본래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수정되어야 한다. 우선 연합집회에 무관심한 교회들의 각성과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여러 기관들이 대화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지 교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지 교회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연합집회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 교회의 주일오후예배나 수요저녁예배 시간을 피함으로써 연합집회가 지 교회의 공 예배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주일오후예배나 수요저녁예배시간이 아니면 성도들을 모으기 어렵다는 패배의식을 버리고 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더 많이 기도하며, 더 협력하여 기존 공 예배시간이 아닌 평일을 택해 연합집회를 계획해볼 것을 제안한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집회 형식과 내용에서 탈피함으로써 각 기관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성격과 장점을 살려 영적 도전을 주는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갖춘 연합집회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승학목사/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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