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욕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목사님! 욕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 목양칼럼 ]

임민성 목사
2019년 06월 07일(금) 08:46
5월 어느 날 필자는 시찰 목사님들과 부부동반으로 죽도에 다녀왔다. 죽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책길 곳곳마다 울창한 대나무숲을 볼 수 있었다. 하늘과 바다도 너무나 파랗고 맑았다. 그래서 어디까지 하늘이고 어디부터 바다인지 그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초여름 햇빛이 강했지만,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우리들의 땀을 식혀주었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특별한 선물 같았다.

그날 오전 선배 목사님 한 분과 산책길을 함께 걸었다. 한참을 걷던 중 목사님이 말을 건내셨다. "임 목사님은 서울에서만 사역하다가 농촌지역에 내려왔는데, 뭐 힘든 일은 없었나요?"

필자는 빙그레 웃는 얼굴로 답을 대신했다. 농촌에 온 지 이제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에 농촌과 도시 교회를 비교하며 '뭐는 좋고, 뭐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안 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자 선배 목사님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임 목사님! 목사가 제일 힘든 때가 어느 때라고 생각하세요? 저는요, 욕심을 못 내려놓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사역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더 큰 규모의 교회로 또는 도시로 옮기고 싶은 것이 목사들에게 자주 찾아오는 욕심이지요. 목사님! 특별히 농촌교회에서 사역할 때 그 욕심을 내려놓지 않으면 힘들 수밖에 없답니다. 목회에서 행복을 느낄 수 없지요. 목회자의 자기 욕심을 위한 목회가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한 목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교단 안에도 목회자와 관련된 안 좋은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그러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하나님께 감사하며 교회와 성도들을 겸손히 섬겨 온 욕심 없는 목사님도 많이 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원로목사님은 27년 동안 욕심 없는 목회자의 삶이 무엇인지를 확인시켜 주셨다.

필자의 시찰이 속한 농촌지역은 재정을 비롯해 모든 여건이 힘든 교회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사역자들의 헌신을 알아주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 목사님들이 10년 혹은 20년 이상 한 마음으로 교회와 이웃을 섬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욕심과 야망을 내려놓고 맡겨주신 교회와 교인들을 사랑하셨기 때문 아닐까.

까마득한 후배인 필자도 목회 선배요 어른들께서 보여주신 진정한 목회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멸시천대 십자가는 제가 지고 가오리다'는 찬송가를 부르며 임직식 때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것을 늘 기억하며 살겠다. 자기 욕심은 버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가득 채우며 진정한 목사로서 사셨던 선배 목사님들처럼, 필자 또한 일평생 '욕심을 내려놓는 목사'로 불려지기를 소망한다.

임민성 목사/서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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