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축제에 군 예산 4억5천 투입?

미신축제에 군 예산 4억5천 투입?

보은군 기독교계, 속리산 신 축제 '반대'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5월 02일(목) 17:58
보은군기독교연합회가 지난 4월 27일 속리산 신 축제 반대 의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28일 이 현수막들은 공무원들에 의해 전부 철거됐다.
속리산 일원에서 열리는 '속리산 신(神) 축제'와 관련해 기독교계가 '문화행사를 빙자한 신 축제에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행사를 강력히 반대했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회장:정진웅, 총무:김성일)는 지난달 4월 30일 성명서를 통해 "속리산 신(神) 축제 개최에는 군 예산이 4억 5천만원이나 집행되는데, 행사 전 어떤 공청회도 없이 밀어 부치기 식 졸속행정으로 처리되어 부당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가을마다 열리던 속리축전이 갑자기 행사명을 '신(神) 축제'로 바뀌고 유명 무당을 초빙해 굿을 하는 등 귀신을 주제로 행사가 구성되었다"며 신 축제를 허락한 책임자들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한편, 신 축제 행사를 반대하는 기독교의 입장을 종교적 갈등으로 몰고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총무 김성일 목사(아곡은성교회)는 "기독교계는 군의 졸속 행정 절차와 주최자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신'의 개념을 주제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인데, 기독교와 불교 간의 대립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미신적인 굿 행사에 군의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오는 5월 10~12일 개최 예정인 '신 축제'를 앞두고 지난 4월 27일 속리산 신 축제 반대 의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은 바 있다. 그러나 다음날인 28일 현수막들은 공무원들에 의해 전부 철거됐다. 이에 교계는 2일 현수막을 다시 설치하고, 신 축제 반대 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 5월 1일 보은교회(안신홍 목사 시무)에서 수요연합기도회를 갖고, 5일 한양병원 사거리에서 보은 지역을 위한 연합예배 후 신 축제를 반대하는 이유를 담은 전단지를 구민들에게 나누기로 했다. 오는 8일 오전에는 보은군청 삼거리에서 기도회를 갖고, 오후에는 보은중앙교회(조남업 목사 시무)에서 수요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10일과 11일 오전에는 속리산 입구 상판삼거리에서 신축제 반대를 위한 연합기도회를 갖는다. 총무 김성일 목사는 "6일부터 10일까지 저녁 8시에 보은교회에 모여 신축제 반대를 위해 매일 기도할 예정"이라며 한국교회가 미신을 주제로 개최되는 축제가 열리지 않도록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오는 5월 10~12일 예정인 2019 속리산 신 축제는 '함께 즐기는 전통문화축제'를 골자로 40년 간 가을에 개최되어 온 속리축전을 문화관광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천왕봉 산신제, 영신행차, 신들의 정원, 무속명인 굿 페스티발 등을 담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단위로 즐기는 체험부스에는 나만의 부적만들기, 타로카드, 십이지신 페인팅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교계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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