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한국교회, 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

제3회 생명사랑 목회포럼 개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4월 26일(금) 17:19
"교회는 자살을 방지하고, 자살자 유가족들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무엇을 했으며 어떤 정책들을 세우고 실천해 왔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돌아온 답은 "탁상공론하는 것 보다 상처받은 자들을 실제 치료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일이 필요하다"였다.

지난 4월 25일 서울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제3차 생명사랑 목회포럼(회장:남서호)에서 '한국교회-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황봉환 부총장(대신대학교)은 목회적 돌봄 차원의 생명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교회가 자살 유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치유운동의 실천과 밀접하고도 지속적인 대화, 돌봄을 위한 전문 상담자들의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목회 치유적 방향을 제시했다.

생명사랑 목회포럼 회원 및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 황 부총장은 자살자 유가족들에게 나타나는 심리적 특징을 분석하며, 자살로 인한 죽음에 따라 유가족은 충격과 분노가 가라앉으면 수치심과 원망이 표출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일원의 자살 후 충격과 분노의 표출은 자녀 중 자살했을 경우 가장 크게 나타나고, 다음으로 부모의 자살, 배우자의 자살, 그리고 형제의 자살 순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을 가진 자들이기 때문에 자살자가 발생할 때 가족들이 당하는 수치심은 더 크게 느끼고, 자살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대하여 원망하게 된다"고 전했다.

황 박사는 자살자의 유가족들에 대한 원망의 말을 잠재우도록 하는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자살자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목회적 실천 방향으로 △경청과 공감을 통한 치유와 회개와 용서를 통한 치유 △목회상담적 치유 △경제적인 지원을 통한 치유 △지속적인 돌봄을 통한 치유 △거짓 믿음체계 해체와 그리스도와 만남을 통한 치유 등을 소개했다.

황봉환 박사는 "이제 교회는 경청과 공감이 실천되는 장소로 변해야 한다"며 "교회와 사회 안에 치유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상처는 유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찌르는 가시로 작용하게 된다. 위로되지 못하는 조언, 비난은 멈추고 나누고 아파하고 함께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일에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장소가 교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황 박사는 목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복음으로 생명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그동안 교회는 자살자 유가족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돌보고 지원하기 보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무관심으로 방치하고, 편견을 가지고 차별해 왔다"며 "목회적 상담은 유가족들에게 큰 유익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별히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고, 영적 건강을 회복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그는 교회가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고통을 분담하도록 돕는 헌신적 지원과 함께 세밀한 돌봄을 통해 세상 속에서 자아 상실감을 가지고 있을 때 버림받고 거절당함으로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논찬한 김경수 목사(광은교회)는 "목회 상담적인 기반 위에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돌봄 사역이 우리 사회에 활발하게 연구되어야 한다"며 "자살한 유가족을 위한 상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의 주제는 아주 고무적이고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기조강연을 한 이광자 명예교수(이화여자대학교)는 "자살은 가족 동료 공동체에 또 다른 고통을 줌으로 끝이 아니다. 또 자살은 또 다른 자살을 유도하고, 생명경시 풍조를 낳으며, 공동체의 불안정을 가져오기에 개인적인 사건도 아니다"며 "한국교회 자살 문제에 대한 신학적 정리와 유가족에 대한 목회적 돌봄에 적극 나서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사랑 목회포럼은 한국생명의전화에서 추진한 초교파 단체로 지난 1월 연동교회에서 창립예배 및 총회를 열어 출범했다.


임성국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