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상한제 ... 기독교 영화, 더 많이 볼 수 있을까?

스크린상한제 ... 기독교 영화, 더 많이 볼 수 있을까?

영화계 스크린상한제 도입 찬반논란, 교계는 '다양성' 존중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4월 25일(목) 19:15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국 3058개 가운데 2927개로 전체 스크린의 95.7%를 차지했다. 덕분에 이 영화는 개봉 첫날 단 하루 만에 134만 87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고 오프닝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특정 영화의 상영 스크린 수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 도입이 검토중이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은 "스크린 독과점을 막기 위한 스크린 상한제는 필요하며 이를 위한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면서 "스크린 상한제 비율은 국회와 최종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몇 %라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적극 검토 중이며 영화의 프라임 타임 적용 여부 등을 논의하는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 상한제 도입 요구는 '문화적 다양성 존중'과 '관객의 선택에 따른 시장 논리 존중'을 두고 끊임없는 논란을 이어왔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국 3058개 가운데 2927개로 전체 스크린의 95.7%를 차지했다. 덕분에 이 영화는 개봉 첫날 단 하루 만에 134만 87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고 오프닝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반면 CGV와 메가박스 등을 보이콧해 화제간 된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은 하루 1회로 상영 제한을 둬 논란이 되기도 했다.

헐리우드 대작 뿐 아니라 국내영화 중에서도 '군함도' '명량' '신과 함께' 등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나올 때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처럼 한 영화의 상영 점유율이 90%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이미 영화 한 편이 전체 스크린의 30%를 넘지 못하는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스크린 상한제 도입에 대해 기독교 영화인들은 긍정적인 입장이다. 기독교 전용극장 필름포럼 조현기 수석프로그래머는 "스크린 상한제가 실시되면 특정 영화의 독점현상을 막을 수 있고, 극장에서 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다"면서 "예술영화부터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3세계 영화 등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독교 영화인으로서 스크린 상한제가 도입된다면 기독교 영화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집행위원장 배혜화 교수(전주대학교)도 "10년 전 영화제를 처음 시작할 때도 기독교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영화관 찾기가 가장 힘들었다"면서 "기독교 영화 상설 전용관인 '필름포럼'을 개관한 것도 상영관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름이 노출 될 경우 대기업의 불이익을 우려하며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배급사 관계자는 "상영관이 열려도 1주차에 일정량의 좌석점유율을 채우지 못하면 상영이 줄어들게 된다"면서 "특히나 종교적 색채가 짙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우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크린 상한제가 도입된다면 중소 배급사들은 대체로 환영할 것"이라는 그는 "법제화 된다면 그들이 순순히 따를까?" 반문하며 "대기업의 시장논리에 따라 그들이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들이 다른 우회적인 방법으로 상영할 것"이라는 우려를 털어놓기도 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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