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의 정체성 찾기 어려워

‘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의 정체성 찾기 어려워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독(교)’을 ‘그리스도(교)’로

김형곤 목사
2019년 04월 22일(월) 14:54
기독(교)'을 '그리스도(교)'로 부릅시다!(하)



한편, 이러한 '중국어'식 음역어가 1784년 전후 우리나라 가톨릭 선교과정에서 '우리말'식으로 '기독(교)'[천주(교)]이라는 용어로 유입되었다. 그리고, 1884년 전후 우리 개신 그리스도교 선교과정에서 다행히 성경 용어로는 주님의 칭호를 신약성경 그리스(헬라)어에 가깝게 음역하였다. 로스(J. Ross, 羅約翰) 선교사는 1882년에 펴낸 한글 성경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에서 '그리스도'의 칭호를 '키리쓰토'로 표기하였고, 이수정 선생은 1885년에 펴낸 '신약마가젼복음셔언회'에서 '야소基督'이라는 한자어 위에 '예슈쓰크리슈도스'라고 표기함으로써 그 뒤 한국성경에 '예수 그리스도'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우리 개신교회가 주님 '그리스도'의 칭호를 성경에서는 정확하게 표기함으로써 되찾아드린 셈이다. 그러나 성경 밖 일상의 언어생활에서는 아직 되찾아드리지 못하고 '기독(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형성되어 굳어진 중국어 '지두(쟈오)'[基督(敎)]라는 용어가 우리말식 '기독(교)'으로 옮겨지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게 되었다.

첫째, '기독(교)'이라는 용어는 주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 용어가 중국인들에게는 자기들 나름의 음역어이자 그 축약형이기에 그 용어에서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한글 '기독(교)'이라는 말에서 우리가 주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확인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독(교)'이라는 용어는 국적을 잃은 용어가 된 셈이다. 원래 고유명사인 '그리스도'라는 이름만은 원래의 발음에 가깝게 불러드려야 한다.

둘째, 선교적 차원에서 '기독교'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도교'라는 명칭 속에는 신앙의 대상이 담겨 있다.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곧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이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고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교 선교이다. 그러나 '기독교'라는 용어로는 이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다.

셋째,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 '기독(교)'이라는 용어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것은 특히 다음 세대를 위한 선교적 차원과도 관련된 문제이다. 만일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나 손주가 "기독(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지요?"라고 물어온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중국에서 시작된 명칭의 연혁을 설명해 준다고 해서 근본문제가 해결되겠는가? 따라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그리스도(교)'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기독(교)'이라는 용어는 우리 한국에서 그동안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 주님의 직능적 고유 칭호와 이름 '그리스도'를 되찾아 드릴 때가 되었다. 우리는 속히 차용언어를 정리하고 어떠한 발음이든 표기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우리말과 우리글이라는 주체적 언어를 가지고 주님 그리스도의 고유 칭호와 정체성이 드러나는 '그리스도(교)'라는 음역어를 일상에서 사용함으로써 주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드려야 한다.

김형곤 목사(광주북문교회, 전 한일장신대 교수)

* 耶蘇(야소)에서 '소(蘇)'는 풀 초가 삭제된 '소'를 일컫는다.
'기독(교)'을 '그리스도(교)'로 부릅시다!(상)        |  2019.04.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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