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밥퍼건물, 고독사방지센터로 재건축 추진

청량리 밥퍼건물, 고독사방지센터로 재건축 추진

30억 목표 모금, 올해 안에 서울시에 기부체납 예정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4월 08일(월) 12:39
다일공동체의 밥퍼나눔운동본부가 여러 이유로 재건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은 고층 아파트로 둘러쌓인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8일 오전 밥퍼 재건축을 위한 기도모임에 참석한 교계 인사들.
지난 31년간 노숙인과 독거노인들에게 육적, 영적 식사를 제공해 온 다일공동체의 밥퍼나눔운동본부가 재건축을 통해 '고독사방지센터'로 변화해 한국교회 복지의 차원을 한단계 높일 예정이다.

최근 청량리 거주 지역주민 800여 명이 밥퍼나눔운동본부가 혐오시설이라며 철거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서울시에 접수하는 등 민원이 증가하자 다일공동체측은 재건축을 하지 않고는 밥퍼 사역을 계속 이어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교회 및 사회 전반의 참여를 유도해 재건축을 위한 종잣돈을 만들기로 했다. 다일공동체는 올해 안으로 30억원의 금액을 모아 밥퍼나눔운동본부 토지의 소유주인 서울시에 기부체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의 밥퍼나눔운동본부 건물은 서울시 시유지에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이 노숙인들을 돕는 다일공동체를 위해 임시로 지은 가건물이다.

재건축을 위해 다일공동체는 최근 밥퍼재건축위원회(추진위원장:정영택, 실행위원장:정성진)를 조직하고, 그 첫 기도모임을 8일 오전 서울 중구 팔레스호텔에서 가졌다. 중대형교회 목회자 및 각 교단의 지도층 인사들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이사장 최일도 목사는 "31년전 3명의 노숙인들을 보듬기 위해 시작한 다일공동체 밥퍼 사역이 하루에 사회적약자가 800~1000명 찾아오는 곳으로 바뀌었다"며 "사실 정부와 서울특별시에서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자원봉사자의 후원과 봉사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으로 남기 위해 거부했다. 지난해 거리에서 드리는 성탄예배 시 노숙인들도 재건축을 위한 헌금을 한 것처럼 약자를 사랑하는 정신을 가진 분들의 십시일반으로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일도 목사는 "재건축은 단순히 밥퍼 건물을 다시 짓는 게 아니라 최근 우리 센터에 노숙인보다 외로운 노인들이 더 많이 찾는 상황에서 노인들이 고독하게 죽음을 맞지 않고 친교를 유지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고독사방지센터'로 거듭날 것"이라며 "현재는 시설이 너무 작고 열악해 기차가 지나가면 심하게 흔들리고, 수많은 노인들이 센터에 들어가지 못해 추위와 더위 속에 떨고 있어 하루 속히 재건축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서 재건축 추진위원장 정영택 목사(예장 총회 증경총회장)는 "최근 사회복지계에서는 기관마다 정부의 돈을 타낼 생각만 하는데 다일공동체는 30억의 민간 후원금을 모아 서울시에 기부체납을 하며 복지계의 풍토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밥퍼는 기독교의 대표적인 사회복지 아이콘인만큼 교회와 성도들이 이번 재건축을 위해서도 마음과 뜻을 모아 주었으면 감사하겠다"고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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