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선하다!

교회는 선하다!

[ 목양칼럼 ] 손세용목사1

손세용 목사
2018년 12월 07일(금) 11:44
"그들이 처음 우리를 찾아왔을 때 우리는 땅을, 그들은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눈을 감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눈을 떠보니 그들은 땅을, 우리는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아프리카 어느 소설가의 말이다. 복음을 들고 찾아간 선교사들을 제국주의 에이전트로 본 것이다. 그러나 그 소설가의 비난은 틀렸다. 선교사는 끝까지 선교사였고, 침략자는 처음부터 침략자였다. 영화 '미션'을 보면 가브리엘 신부는 끝까지 과라니 족에게 사랑을 쏟다가 그들을 위해 죽어간다. 과라니 족을 학살하고 그들 땅을 빼앗은 자는 포르투갈이라는 국가였을 뿐이다. 적어도 선교사의 이름으로, 혹은 교회의 이름으로 땅을 빼앗고 원주민들을 해치는 일은 없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는 이미 선교사가 아니고 교회가 아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 선교사들 역시 땅은 빼앗지 않고 오직 선만을 행했다.

요즘 일부 잘못된 처치 멤버들로 인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악의 축처럼 매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구분하자. 불의를 행한 이는 잘못을 행한 사람이지, 교회가 악을 행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회는 부름 받은 성도의 모임이요, 그리스도의 현존이다. 아기 예수님이 누우셨던 구유에는 티끌과 지푸라기도 있었지만, 그 지푸라기가 예수님은 아니다. 교회가 진정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다면, 교회는 당연히 선하며 또한 선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 선의 의지나 노력조차 없다면 이미 교회가 아닌 것이다.

우리교회에 등록한 한 탈북자가 북에 남겨놓은 딸을 데려올 수 있도록 자신의 패물을 팔아 비용을 대준 어느 권사님, 지난 여름 폭염 속에서 교회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냉수를 나눠주던 교우들, 그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선하심을 품고 그것을 전하려한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 안에도 구유에 붙어 있는 지푸라기처럼 크고 작은 허물과 약점은 있으리라. 허나 그 문제 많았던 고린도교회 지체들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고전1:2)"로 불렸는데, 이들은 적어도 이런 일을 하는 동안 주님의 몸된 교회의 손발이 되어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려고 애쓰는 거룩한 성도들이었다.

우리 자신의 온전치 못한 모습으로 때론 아프고 힘들어 하지만, 그래도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선한 양심을 따라 행하기를 간절히 희원한다. 아직 미숙하고 미비한 모습으로 인해 자책하고 괴로워하지만, 톨스토이의 이 말로 애써 변명하고 자위한다. "나를 비난하라! 나 역시 나를 비난한다. 그러나 내가 따르는 길이나 그 길이 어디에 있느냐고 내게 물어오는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노니, 나를 비난할 일이지, 내가 가려는 그 길을 비난하지는 말라! 만약 내가 집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술에 만취하여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 단순히 내가 휘청거리며 걷고 있다고 해서 그 방향이 조금이나마 달라지겠는가?"

손세용 목사 / 동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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