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동반자 되게 하소서!

민족의 동반자 되게 하소서!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8년 11월 23일(금) 10:00
지난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일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는 7000만 명이 참가해서 9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전국은 이들 희생자를 기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전투가 종료된 11월 11일 오전 11시를 기해서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남아공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2분간 묵념을 올렸다. 기념일에는 60개 나라와 30개 국제기구의 국가수반과 대표들이 모여서 제1회 파리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종전을 기념하는 한편 무력충돌, 지구온난화, 인터넷 불안정 등 전지구적인 도전에 대응하는 120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해서 소개했다. 정부와 전문가의 지원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통해서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열자는 제안이었다.

1919년 1월 18일에 파리강화회담을 열고 27개국 대표와 5개 민족주의자 대표단이 전후 처리를 의논했다. 그 결과는 1920년 1월 21일 국제연맹 총회 개회로 이어졌지만, 조선이나 베트남 대표단 등 약소국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화를 위해서 의논하였으나 파시즘의 대두와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하지 못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은 우리 민족에게도 특별하다. 파리강화회의가 열리기 전에 미국 대통령 우드로우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주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대전 참전국들의 전후처리 과정에서 일제가 대전 중에 탈취한 권익을 반환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1919년 3월 1일에 시작된 삼일운동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한국교회는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3월 1일 직전 주일인 2019년 2월 24일(주일)에 전국 6만 교회가 일제히 주일예배를 기념예배로 드릴 예정이다. 대표들이 모여서 연합예배도 드리고, 종교와 종단을 초월해서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 상해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행사, 기념 오페라, 기념 학술심포지엄, 기념 전시회 등 각 부분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총회 임원회는 민족을 빛낸 99인을 선정해서 시상할 계획이다.

총회 역사위원회도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6년부터 삼일운동과 관련된 전국 433개 교회와 1,440명 성도를 전수조사했다. 해당하는 교회를 방문하고, 목회자와 유가족의 도움을 얻어서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학자들이 정리했다. 일제의 만세시위 사건기록에 나타난 형사피고인과 수감자 중에서 장로교인으로 확인된 1440명의 자취를 모은 것이다. 그 외에도 기념예배 설교자료, 기도묵상자료집 발간, 한일교회 공동 기념행사, 지역 3.1만세운동 시위 재현행사, 순례코스 개발과 사적지 지정, 기념교회 선정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위원회의 명칭도 총회 역사위원회 및 삼일운동잭주년기념사업위원회로 변경했다.

특히 1440명 관련자 전수조사는 특별한 연구이다. 당시에 일제에 의해서 기소된 인원은 모두 9080명이다. 그 중 3576명(39%)의 종교인 가운데 기독교인이 1979명으로 55%를 차지했다. 그 외 천도교 1363명, 불교 110명, 유교 55명, 기타 69명이었다. 기독교인 중에 장로교인이 1440명이고, 감리교인이 438명, 구세군 10명, 성공회 4명, 기타 87명이었다. 당시 1600만명의 남북한 전체 인구 중에 기독교인이 30만(1.86%)에 불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놀라운 일이다.

그 동안 1440명 대부분은 무명인으로 묻혀 있었다. 임희국 교수, 이치만 교수, 최상도 교수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노력으로 이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이름, 성별, 생년월일, 출생지, 거주지, 주요활동지역, 교단, 교회명, 직분, 직업, 학력, 출신학교, 관련단체, 공훈 및 포상, 수난유형, 출전과 참고자료 등을 집대성한 것이다. 제103회 총회에서 1차로 자료집을 출판했으며 2019년 3월 1일에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한국교회는 세계적으로 복음과 교회성장으로 유명하지만 민족을 섬기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대제사장의 가슴의 우림과 둠밈처럼 한국교회는 수난 속에서 복음열정과 민족섬김의 두 기둥을 세웠다. 삼일운동 백주년은 민족의 동반자로 걸어온 130여 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날을 다짐할 기회이다. 지난 100년을 발디딤 삼아서 다가올 1000년을 향해서 나아갈 때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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