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빗나간 사랑

아버지의 빗나간 사랑

[ 사설 ]

2018년 11월 19일(월) 19:10
아버지의 빗나간 부정



올해 대학수능시험이 '불수능'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 21일 끝났다. 수험생들과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이제 마음을 졸이며 수능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1등만을 기억하는 사회에서 자식이 4등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부모들로서는 빗나간 자식 사랑으로 인해 언제 한 순간 무너질지 모르는 유혹에 쉽게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동안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전임 교무부장이 지난 6일 결국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되는 순간에도 여전히 시험 문제를 유출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달 넘게 수사한 경찰은 정황 증거를 제시하며 이번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넘겼다. 결국 이번 사건은 어떻게든 내신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었던 아버지의 빗나간 자식 사랑에서 비롯된 셈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경찰 조사 당시 쌍둥이 자매도 혐의를 극구 부인해 경찰이 쌍둥이 자매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둥이 자매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버지의 빗나간 사랑으로 자녀들이 감당해야할 짐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점에서 아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처럼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빗나간 사랑은 기독교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인천의 S교회 K목사의 '그루밍 성범죄' 의혹이 알려지면서 교계 뿐만 아니라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런데 S교회의 담임이며 K목사의 아버지인 목사는 아들의 이름을 개명시키고 도피시켰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도운 성도와 목사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기독교는 또 한 번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끝이 없다. 그러나 빗나간 부모의 자식 사랑은 한 순간 자식에게 좋을지는 몰라도 결국 자녀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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