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살림의 밥상에서 만난 하늘 보석들

생명살림의 밥상에서 만난 하늘 보석들

[ 목양칼럼 ]

임선미 목사
2018년 11월 14일(수) 11:16
필자는 지난 2004년 12월 24일을 잊지 못한다. 하나님이 필자의 생일에 맞춰 커다란 선물을 주셨던 날이다. 바로 모 교회에서 전임전도사로 사역하게 된 것이다. 아담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곳, 그곳엔 보이지 않지만 구석구석에 생명력 넘치는 청년들이 숨어 있었다. 7년의 시간 동안 그곳에서 많은 하늘보석들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치 밭에서 진주를 캐내듯 초등학교 소풍 때 보물찾기를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필자는 매주 사택에서 화려한 식단은 아니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끼를 정성스레 지어 주고 싶은 마음에 손쉬운 라면으로부터 해물칼국수, 닭볶음, 라볶이 등 참으로 다양한 밥상공동체를 만들어갔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다양한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알아갈 수 있었고, 서로가 응원군이 되면서 흩어져 있던 젊은이들이 자연스레 교회로 모이기 시작했다.

학업, 취업준비, 각종 자격증 시험, 직장생활, 연애 등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버티기 힘든 삶의 무게를 짊어진 청년들이 밥상머리에 둘러 앉아 오순도순 인생의 고민을 풀어내며 자정능력을 키워냈다. 나와 너 그리 우리의 고민이 전혀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서로를 응원했고,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마지못해 머물려 있는 청년들의 고민들은 무엇인지 질문하기 시작하면서 한주 한주 달라지더니 마침내 신앙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진하게 토론하는 예수님의 제자다운 신앙 면모를 갖추게 됐다.

며칠 전 한 젊은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목사님 저 결혼해요. 요즘도 친구들과 모여 식사해요?" 긴 시간이 지났으나 우리는 지금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각 자의 인생의 문제를 나누며 자주 밥상머리에 모인다. 더 큰 감동은 이제 그들이 선교회를 조직해 해외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님들을 응원하며, 동시에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밥상을 제공하는 일까지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늘 보석들은 지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필자의 기도수첩에 기록된 그들의 이름을 부르다보면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김 오른 밥 한끼에서부터 시작된 생명살림은 온 가족을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온누리에 뜨거운 생명을 전달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생명의 기쁨을 맛보게 할 것이다.

임선미 목사 / 예지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