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주는 것 VS 물고기 잡는 법

물고기를 주는 것 VS 물고기 잡는 법

[ 현장칼럼 ]

이학봉 팀장
2018년 11월 05일(월) 10:00
물고기를 주는 것 VS 물고기 잡는 법





기아대책은 1989년 국내 최초 해외를 돕는 NGO로 설립되었다. 현재 기아대책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480여 명의 기대봉사단을 파견하고, 굶주림을 겪는 모든 아이들과 가정, 공동체의 회복을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한나눔'은 기아대책이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며 국내외 소외 이웃의 자립을 돕는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짠디야산 마을에 살고 있는 꿈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우리에게 '물고기'를 달라고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당장의 보릿고개를 넘을 단순 식료품 지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우선, 마을에서 진행할 수 있는 10년짜리 장기 사업계획을 세웠다. 커피 묘목을 심고 공정무역을 통해 안정적인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농가의 어려움은 농산물 가격의 큰 변동폭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긴 보릿고개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도 견딜 수 있도록 소득원을 다양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우리는 그들에게 적은 비용과 친환경적인 자연농법으로 가축을 사육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했다. 현재 그들은 조합장 주도 하에 땅이 없는 사람들이 마을 축사에서 급여를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가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게 된 것이다.

이제 꿈불 씨는 더 이상 '물고기'를 바라지 않는다. 기아대책은 그들이 '물고기 잡는 법'을 습득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짠디야산 마을은 기아대책과 함께한 지 올해로 8년차를 맞았다. 올해는 마을 청년들이 모여 짠디야산 마을 전체를 관광단지화 하는 사업을 먼저 제안해 오기도 했다. 기아대책과 함께했던 사업모델을 주변 마을 사람들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맞는 수익모델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2년 후면 짠디야산 마을은 10년의 계획을 마치게 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식이었다면 마을 공동체가 스스로 삶을 이루어가는 '자립'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은 훨씬 더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담비사 모요는 2010년 '죽은 원조'라는 책을 통해 지난 60년간 1조 달러의 원조가 아프리카의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라도 그 요지를 필자의 언어로 일축하자면 "잠재력을 개발해주는 구조를 과정으로 삼지 않으면 선의의 도움도 악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이다.

기아대책은 육체적 굶주림과 영적 굶주림의 종식을 위해 설립되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역을 통해 영적, 육체적 굶주림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음을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단순히 배부르도록 돕지 않고, 이들의 삶으로 들어가 함께 살며 그들이 스스로 하나님이 주신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자신의 정체성대로 살도록 촉매제가 된다. 의존성을 키우는 단순 원조 보다는 생산을 하도록 하고, 구매를 통하여 자립을 돕는다. 단번에 손을 잡아 일으키기 보다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린다. 예수님이 우리를 기다려 주셨듯이. 그것이 기아대책의 공정무역이다. 그래서 기아대책이 말하는 '떡과 복음'은 'NGO AND MISSION'이 아니라 'NGO AS MISSION' 이며, 기아대책의 선교는 'LIFE AS MISSION'인 것이다.



이학봉 팀장/행복한나눔 커피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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