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그루터기'

'교회의 그루터기'

[ 논설위원칼럼 ]

손신철 목사
2018년 11월 05일(월) 09:58
'교회의 그루터기'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다. 하나님께서 구별하여 택해주신 은혜 받은 자들이 곧 교회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축복인가? 만물을 다스리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백성인 것을 날마다 자랑하고 기뻐하고 감사할 일이다. 교회가 있는 곳에 예수님이 계시고, 교회가 있으므로 구원의 소식이 전해지고, 교회 가운데 위로와 평안이 있다. 이 땅에 교회와 같은 곳은 없다. 생명의 말씀이 흘러나오고, 소망의 빛줄기가 퍼지며, 용서의 눈물이 고이고, 기쁨의 찬송이 머무는 곳이 교회다. 이 나라 어느 지역을 가든 십자가가 세워진 예배당이 있어 '이 곳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요, 예수님이 주인이신 교회'라고 무언의 선포를 하고 있다. 성도라면 누구나 그 십자가가 있는 교회를 바라볼 때 정답고 반갑다. 그 교회 성도들의 얼굴도 모르고,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가 누구인지 모를지라도 그곳에서 하나님께 예배하며, 온 맘을 다하여 찬양하고, 눈물로 기도할 것을 알기에 주님을 뵌 것 같은 마음이 들고, 고린도전서 12장 27절의 말씀처럼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각 부분임을 절절하게 깨닫게 한다. 성도에게 교회는 이미 몸의 일부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비판하고, 비난하고 심지어는 염려까지 해준다. 교회의 지체인 그리스도인들 스스로 교인인 것을 부끄러워할 정도가 되었다. 이대로 가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개탄한다. 교회의 물량주의와 권위주의를 비난하고, 불의와 부패에 대하여 스스로 낱낱이 고백한다. 500년 전 종교개혁이 일어났듯이 오늘날의 교회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 맞는 말이기에 안타깝고,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교회가 아니 예수님의 교회가 어떻게 하다 여기까지 왔는지 주님 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다시 정신이 번쩍 드는 깨달음이 있다.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시라는 진리이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주관하시고,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굳게 세워 가실 것이다. 세상을 구원하신 십자가의 능력과 생명을 살리시기 위한 예수님의 보혈이 흐르는 곳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교회마다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신의 유익을 취하지 않고 무조건 봉사하고 충성하는 성도들의 열심이 뜨겁다, 가진 재물이 귀하고 쓰기에도 부족하건만 정성을 다하여 예물을 드리는 성도들의 헌신이 있다. 교회와 나라를 위해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는 기도의 용사들이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목회의 역경과 아픔을 인내로 견디는 목회자들, 외로운 개척교회와 이국땅 선교의 현장에서 교회를 부둥켜안고 지켜나가는 사명자들이 있다. 이들이 교회의 그루터기로 남아있는 한, 교회는 그 자체가 빛이고 생명이다.

이 척박하고, 혼돈스럽고, 불안하며, 절망의 늪에 빠져가는 것 같은 세상 가운데 소망이 있다면 교회이다. 세상 가운데 거룩한 교회가 있는 한 구원의 방주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거룩함을 당당하게 여기고, 힘차게 나가도 좋다. 예수그리스도 한 분이면 족한 성도들과 함께 복음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하나님께만 순종하기를 소원하는 성도들과 함께 천성을 향하여 힘차게 행진할 수 있다. 사명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교회만 사랑하는 목회자들과 함께 교회의 그루터기가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교회의 그루터기 위에 교회를 무성하게 하시고 복음의 꽃으로 향기나게 하실 것이다.

손신철 목사 (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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