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공동경비구역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10월 30일(화) 08:19
공동경비구역



우리 민족이 남북으로 나뉘어져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을 꼽는다면 우선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를 떠올리게 된다. 비무장지대는 동서로 248Km에 달하며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2km지점을 남한한계선으로 설정하고 북쪽으로도 같은 거리에 북방한계선을 정하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에 따라 남한한계선은 연합군총사령관에게, 그리고 북방한계선은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또 분단의 현장으로 생각나는 곳이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이다. 분단의 현실을 다룬 영화의 제목이 되기도 했던 JSA의 공식 명칭은 '군사정전위원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분단 역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듯 이곳은 최고의 긴장관계가 유지되기도 하고 평화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미루나무 도끼만행 사건이 일어난 현장이 이곳이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 열린 제3차남북정상회담이 공동경비구역 내에 있는 평화의집에서 열리면서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아이콘으로 JSA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냉전의 분위기에서 평화와 대화로 남북관계가 변화하면서 JSA는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관문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남북 합의에 따라 JSA 내에 있던 남북한의 경계 초소가 철거되고, 경계병력 또한 철수했다. 9월 19일 남북 군사합의는 JSA 내에서는 남북 양측 모든 군인들이 화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달여 만에 병력과 화기가 철수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다음달부터는 일반 관광객들도 이 곳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4월 27일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넘었던 15cm 높이의 경계석을 일반인들도 북쪽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넘어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경계석은 이제 분단의 역사를 간직한 유물로만 남아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더이상 평화와 통일을 향한 길에서 뒤돌아 후퇴하는 일이 없기를 남북 모두가 기도할 뿐이다.

비무장 지대로 불리는 DMZ는 말 그대로 진정한 비무장 지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남북을 갈라 놓는 군사 대치 지역이 아니라 남북이 함께하는 공동구역이 되어야 한다. DMZ는 민간인은 물론이고 군인들까지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곳으로 지난 60여 년간 자연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희귀 동식물들의 주요서식지로 보전상태가 좋은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찢기고 갈라졌지만 이 곳의 동식물들은 평화롭게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소망과 함께 이제 이 분단의 완충지대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상징으로 자리 잡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

JSA 내에서 모든 화기가 철수됐듯이 DMZ를 가운데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북의 군사력도 뒤로 물러 나는 그날을 기대한다. 매설되어 있는 지뢰와 각 종 살상 무기들도 제거되고 민간인들이 자유롭게 드나 들 수 있는 평화의 지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JSA에서 시작된 비무장이 제2, 제3의 JSA로 이어지고, DMZ 전역으로 확대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박만서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