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교회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교회

[ 목양칼럼 ]

김진 목사
2018년 10월 26일(금) 11:47
필자에게는 삼남매가 있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나님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 한 가지 더 늘었다. 3년 전에 부임해서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이다. 2015년 첫 설교를 한 날짜가 7월 19일이다. 18년간 부교역자 생활을 마치고, 담임목사로 부임해 첫 설교를 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하지만 실상은 감격보다 두려움과 떨림이 컸다. 부임하는 주간 이사를 하고 짐정리를 한 뒤 컴퓨터도, 서재도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주일설교를 준비했으니 오죽했을까. 그렇게 첫 설교를 잘 마치고 나니 너무나 어깨가 가벼웠다. 그런데 오후예배까지 마치고 나서야 그 날이 평소와는 다른 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7월 19일, 그 날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의 생일이었다.

그로부터 꼭 1년 10개월이 지난 2017년 5월 28일 필자는 위임식을 갖게 됐다. 원래는 부활절에 새성전 입당을 하며 임직식과 위임식을 할 예정이었는데, 설계 변경과 날씨 문제 등으로 여러차례 일정이 변경돼 결국 그 날짜로 정해졌다. 그러기까지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시공이 하루 늦춰질 때마다, 준공이 한 주 늦춰질 때마다 필자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그래도 건축과 준공검사가 은혜롭게 마무리되고, 필자는 새성전 입당예배와 함께 위임식과 임직식을 갖게 됐다. 그 때 인사말을 하며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면서 이런 고백을 했다. "저는 평생 오늘 위임받는 날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제가 위임받는 날이기도 하지만, 제 막내아들의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첫 설교를 한 날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의 생일이고, 건축을 마치고 입당예배를 드리면서 위임식을 가진 날은 막내 아들의 생일이니, 어찌 이 교회를 잊을 수가 있겠는가. 이건 누군가의 계획으로 된 것도 아니었고, 그야말로 순리대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다 보니, 하나님이 이 교회를 품고 살아가라고 이런 예비까지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교회, 천생연분 교회인 셈이다. 이 세상 어느 부모가 제 아들, 딸의 생일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것처럼 평생 수인중앙교회에 부임한 날짜와 위임받은 날짜를 가슴에 새기고 기억하면서, 평생을 부임할 때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위임받을 때의 기쁨과 감격을 가지고, 겸손하고 순수하게 교회를 섬기라는 주님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세상 어떤 교회가 주님이 짝지어 주신 교회가 아닌 곳이 있겠는가 ~. 내가 섬기는 교회,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가 곧 하나님께서 짝지어주신 교회임을 믿는다면, 때로는 웃을 때도 있고, 울 때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천생연분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김진 목사 / 수인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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