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천이, 변화하는 숲이 아름답다

숲의 천이, 변화하는 숲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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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원 장로
2018년 10월 17일(수) 17:24
현대인들이 삶의 안식처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숲이 가까이 있는 곳이다. 이전에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가장 강조하던 것이 교통의 편리성이었다. 역세권(驛勢圈) 아파트다. 그런데, 요즘은 역세권을 넘어서는 곳이 생겼다. '숲세권'이다. 숲세권은 집과 인접한 녹지 공간이 있는 지역으로 숲과 역세권의 합성어다. 조금 교통이 불편해도 숲이 가까이 있는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자원과 삶의 지혜를 담아 두셨다. 우리 인간들은 하나님의 선물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과 긴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숲은 어떻게 이뤄지고 변화돼 가는 것일까? 오늘은 숲의 천이(遷移)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숲은 이전에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던 숲에서 오늘날은 참나무 종류의 활엽수가 숲을 점령하고 있다. 숲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숲의 천이(遷移)다.

숲의 천이란 숲이 일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점점 안정화 돼가는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식물이 전혀 살고 있지 않은 나지(裸地)에 지의류나 선태류 등 하등식물이 가장 먼저 이주해 그곳의 환경에 적응한 식생을 만들어 간다. 그 다음으로 1~2년생 초본류가 나타나고, 그 후에 다년생 초본류가 살아가게 된다. 어느날부터인가 키 작은 관목류가 자라기 시작하고 양수성을 띤 소나무같은 키 큰 나무들이 자라난다. 이후로 음수성을 띤 참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이 숲을 차지하게 된다. 계속해서 자연환경과 평행상태를 이루며 가장 바람직한 상태의 숲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이런 숲의 변화과정은 한 세대를 사는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서서히 진행된다. 숲은 서로의 생존경쟁을 통하여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식물들이 점령하게 되고, 그와 함께 공생하거나 기생하여 살아가는 종들이 많아지게 돼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을 이루게 된다. 숲이 최적화된 상태(극상림)가 되면 어떻게 될까? 숲은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가서 또 다시 변화를 꿈꾸게 된다. 숲이란 늘 안정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를 지향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숲에 생명이 있고, 숲이 아름다운 이유다.

인간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개인적 변화만이 아니라 사회와 세계가 변하고 있다. 70여 년간 철문을 닫아걸고 적대시 하던 북한이 스스로 문을 열고 세상에 나왔다. 절대존엄을 외치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의 대통령을 추켜세우는 세상이 됐다. 동물과 식물만 진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제관계 또한 진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라기는 북한 동포들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서 자유의 빛을 옷입는 데까지 진화되길 소망한다. 우리는 본디 한민족이다. 동토의 땅에 복음이 들어가 꽁꽁 얼어붙은 가슴들을 녹이는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해본다.

이춘원 장로 / 시인·산림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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