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달, 예전예배로 감사예배 드리기

감사의 달, 예전예배로 감사예배 드리기

[ 11월 목회계획 ]

황영태 목사
2018년 10월 12일(금) 11:22
11월의 목회 계획: 감사의 달



예전예배로 감사예배 드리기

11월에는 추수감사주일이 들어 있다. 매년 드리는 감사예배이지만 올해는 좀 색다르게 드리면 어떨까? 요즘은 예전예배(Liturgical Servi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격식을 타파하며 현대음악(Contemporary Music)을 주로 사용하는, 소위 열린예배에 식상한 때문도 있겠지만 좀더 품격있는 예배를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전예배를 드리고 싶어도 그것이 기존 예배와 무엇이 다른지, 왜 예전예배를 드려야하는지, 예전예배는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몰라서 못 드리는 목회자가 많다. 필자의 교회는 9년전부터 주일 아침1부예배를 예전예배로 드려오고 있고, 성찬식 예전집은 20여년 전, 원로목사님때부터 사용해오고 있기에 소개해 드린다.

예전예배란 기독교의 전통적인 예배를 말하는데, 초대교회부터 내려오는 예배 전통을 복원하여 진정한 예배를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형식상으로는 천주교의 예배와 많이 닮았있지만, 천주교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종교개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개신교가 잃어버린 소중한 전통을 되찾는 것이다. 3,4세기경의 예배로부터 중세시대까지 계속되던 그리스도교 예배를 발굴하고 회복한 것이다. 천주교는 바티칸에서 내려준 예배 순서 중 하나도 맘대로 바꾸지 못하지만, 우리는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순서와 내용을 바꾸고 선택할 수 있기에 풍부한 예배전통들을 살릴 수 있다.

사실 추수감사주일은 교회력에는 없는 절기다. 추수감사주일은 퓨리탄들의 전통이며, 예전예배가 따르는 교회력은 퓨리탄 이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교회력은 대림절로부터 시작해서 사순절, 부활절, 오순절의 주요 절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추수감사주일을 예전예배로 드리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감사의 뜻을 살리는 예전예배로 구성하면 된다.

예전예배가 기존의 예배와 다른 점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형식상으로 볼 때, 예전예배는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모임', '말씀', '성찬', '파송'인데 순서대로 진행된다. 추수감사예배도 이런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첫째, '모임'은 성도들이 모여 함께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다. 예배 인도자인 목사와 성도들이 인사말을 주고 받는다. 인도자는 감사와 관련된 성경구절을 택하여 읽는다. 찬송 뒤에 참회의 기도가 있고 사죄의 선언이 있으며, 영광송이 있다. 앞의 찬송은 예배 찬송이 좋겠고, 뒤의 영광송은 속죄함을 받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찬송이므로 우리 찬송가의 성부 하나님 주제의 찬송이 되면 좋겠다.

둘째, '말씀' 부분에는 성경봉독과 설교가 들어간다. 성경은 전통적으로 시편과 구약, 서신서, 복음서, 이렇게 네 구절을 읽는다. 예전예배가 훈련되지 않은 교회에서는 처음부터 네 구절을 연달아 읽으면 성도들이 어색해하고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면 시편을 제외한 세 구절만 읽되, 구약과 서신서를 읽은 후에는 성가대나 특송을 넣고 마지막으로 복음서를 읽으면 좋다. 원래는 매 주일에 읽을 본문이 개정성서일과(Revised Common Lectionary)에 정해져 있지만 추수감사주일에는 목회자가 다른 구절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셋째, '성찬'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성찬식과 달리, 미리 정해진 문장을 읽으면서 진행한다. 필자의 교회에서는 떡과 잔을 받자마자 먹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떡을 받아 손에 들고 목사가 "이것은 주님이 여러분에게 주시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라고 말하면 다함께 "아멘" 하고, 찬양대의 짧은 송영 후에 다같이 먹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받은 한 공동체요, 한 몸임을 더욱 느끼게 된다.

넷째, '파송'은 광고와 마지막 찬송, 파송의 말씀, 축도로 이루어진다. 축도 후에는 그냥 "아멘" 하지 않고, 전통에 따라 "할렐루야 아멘"이라고 한다. 이는 계19:4을 따른 것이다. 이같은 예배가 처음에는 익숙치 않아 어색하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또한 예배 참여자들이 놀라운 평화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는 역사상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반복적으로 드렸던 예배이기 때문이며, 오늘날 우리들도 같은 위로와 은혜를 받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 예전예배를 통해 먼 옛날의 신앙의 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며, 오늘의 깊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참고도서: 공동예배서, 김소영 외 편역, 한국장로교출판사.

참고로 필자의 교회에서 행하는 추수감사주일 예전예배의 모범 링크를 제공한다. (https://tinyurl.com/ydxlqnog)



황영태 목사/안동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