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總代)

총대(總代)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10월 02일(화) 09:25
총대(總代)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기독교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총대(總代)'이다.

총대는 국어사전적 으로는 '전체를 대표한다'는 뜻이다. 기독교(장로교)에서 총대는 총회에 회원권을 가진 목사나 장로를 지칭한다. 나무위키에서도 '총대'는 "각 교단의 총회를 할 때 선출되는 대의원을 일컬을 때 쓰인다"라고 하면서 주로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용어임을 설명하고 있다.

총회 총대는 교회에서 선출해서 파송한 노회원 장로와 노회 소속으로 자동적으로 회원권이 있는 목사를 대표해서 노회원들의 투표(노회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음)로 선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총대는 개인적인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다기 보다 노회원들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넓은 범위에서 전국교회를 대표하는 자격을 갖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인 자격이 아닌 대표의 자격인만큼 총대는 당연히 자신들을 선출해서 파송한 노회와 교회의 생각을 충실히 대언해야 할 것이다. 대의제도의 모범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총대에 대한 의미가 최근 보다 명확해지고 확산되면서 노회에서 파송한 총대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103회 총회를 앞두고 일부 노회에서는 예상되는 총회 이슈에 대해 총대들의 생각을 확인한 일이 있다. 노회원 대다수가 동의하는 내용을 총대들을 통해 총회에 전달해야 한다는 의지에서 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공개되는 총회 현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신들이 선발해서 파송한 총대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기도 했다. 때로는 총대들의 활동에 박수를 보내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대의를 거스르는 발언과 행동을 보면서 더이상 총대로 파송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도 있다.

이전까지는 총대를 파송하는 것에 그쳤다. 노회에서 선출된 총회 총대가 개인의 생각만으로 총회에 임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를 저지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파송된 총대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개인의 입지에 따라 정치적인 행보만을 이어가기 일쑤였다. 그 것이 곧 자신의 정치력으로 비춰져 총회에서 이런 저런 자리를 점유해왔다.

한편 다른 측면에서 총대 선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103회 총회 총대 연령층을 보면 평균 목사 60.23세, 장로 64.50세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령층은 미미하기는 하지만 점점더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총대에 젊은층이 낄자리가 없다. 여성 총대도 간신히 30명(전체 총대의 2%)에 도달했다. 이같은 구조로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

총대를 파송하는 것에 머무는 시대는 지났다. 그만큼 노회원들이 선출해서 대표로 파송 받았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총대는 더이상 개인의 정치력을 확장해 나가는 특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노회에서는 교단 총회에 참석했던 총대들의 활동 사항을 형식적인 수준이 아니라 세세하게 보고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노회원, 노회 산하 교회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총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면서 때로는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회원을 총대로 파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당수의 노회들이 총회 총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노회원을 대표해서 총대를 선출되기 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총대로 선발된다. 그리고 총회에서 중책을 맡기도 한다. 이 또한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한다. 결과는 총대를 파송하는 데에 한표를 행사하는 노회원들의 생각과는 무관하다. 이러한 순환을 더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때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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