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영성, 일상의 기적으로 나가자

삶의 영성, 일상의 기적으로 나가자

[ 주간논단 ]

오성춘 목사
2018년 10월 02일(화) 10:59
영성에는 크게 두 가지 전통이 있다. 하나는 성경적인 영성이요, 다른 하나는 헬라적인 영성이다.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성경의 영성전통을 따른다. 그러나 불신자들은 헬라적인 영성전통을 따른다. 성경적인 영성과 헬라적인 영성은 그 목적에서 아주 다르다. 헬라적인 영성은 자기 훈련의 영성이요 자기를 개발하고 자기를 훈련하고 자기를 완성하는 영성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영성은 관계적인 영성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것을 이웃에게 나누어줌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섬기고, 사람들에게 행복과 유익을 주고자 하는 것이 성경의 영성이다.

헬라적인 영성전통은 육체의 고행과 정신의 개발과 완성을 중시하고 진실한 자기, 선한 인간, 아름다운 인생, 성스러운 생활을 성취하는 것이 헬라적인 영성의 이상이다. 헬라적인 영성은 언제나 자기가 중심의 영성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교육은 헬라 철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교육을 받으면서 헬라적인 영성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도 헬라적인 영성, 즉 자기중심의 영성을 성경적인 영성과 혼동하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경건훈련을 하고 최선을 다하여 훌륭한 자기, 거룩하고 인정받는 자기를 완성하고자 하며 모범적인 자기,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자기,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자기를 성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불신자의 영성을 따르는(고전2:12-15) 것이다.

성경적인 영성은 사랑의 영성이다. 성경적인 영성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사람들의 유익을 구하고 사람들을 구원하여 하늘의 축복을 받게 하는 관계적이요 공동체적인 영성이다. 이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자기를 위한 인생을 완전히 포기하신 분이다. 예수님께서 성육신하여 세상에 오실 때에 자기완성을 위해 오시지 않았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생명을 풍성하게 하고 더 풍성하게 하려고(요10:10) 성육신여 세상에 오셨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위하여 수고하고 희생하고 섬기는 삶이었다. 십자가를 지실 필요가 전혀 없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시기 위함이다. 본훼퍼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이웃을 위한 삶의 완성'으로 보았다. 성경적인 영성은 자기 성취가 아니라 이웃을 행복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영생을 주기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고 섬기는 영성이다.

믿음이 무엇인가? 나를 훈련하여 나를 완성하고 거룩하고 경건한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은 불신자의 영성이다. 우리의 믿음은 예수님과 같이 하나님께서 이처럼 사랑하시는 이웃들, 가족들, 교회 성도들, 직장식구들, 친구들, 그리고 이 세상을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지으신 자연을 사랑하고, 기쁘게 하고, 유익을 주고, 구원하여 하늘의 축복을 받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부름을 받았다. 이웃을 위한 존재가 되는 것이 믿음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고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섬김이 믿음이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장 가운데 임재 하시고 일상 가운데서 기적을 베푸시는 분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기도 가운데, 말씀 가운데, 예배 가운데, 그리고 교회를 섬기는 가운데 임재 하시는 하나님을 강조한다. 이것도 전적으로 성경적인 가르침이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성경의 가르침 가운데 시작에 불과 하다. 하나님은 교회 안에만 계신 분이 아니다. 하나님은 기도하고 말씀을 선포하고 예배드리는 가운데만 임재 하는 분만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는 분이요, 우리 삶 가운데 임재 하여 우리의 삶을 성스러운 삶으로 변화시키시는 분이요, 일상생활 가운데 임하여서 하늘의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가정생활에, 직장생활에, 자연 가운데, 그리고 인간관계와 공동체 속에 임재 하여 축복의 생수를 강물 같이 흐르게 하시는 분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일상의 기적, 삶의 영성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오성춘 목사/ 장신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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