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에게 받은 감사패

지역 주민들에게 받은 감사패

[ 목양칼럼 ]

이홍술 목사
2018년 09월 14일(금) 15:40
지역주민들이 전달한 감사패.
목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알려주셨고 친히 본을 보여주신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하게 되고 그 일들을 통해 사회 속에 교회의 이미지가 긍정적인 면으로 각인되기를 소망한다. 필자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30여 년 전의 일이다. 농촌의 한 교회에 부임한 후 마을을 복음화 시키겠다는 비전을 품고 기도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민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을 안에 직접 들어가 사역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그 첫 시도로 마을회관에서 한글 공부를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지게 됐다. 참여하신 분들은 한글보다는 숫자를 더 배우고 싶어 했다. 그 이유인즉 자기 손으로 자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버스 번호를 읽어 버스에 타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공부로 시작한 만남은 곧 그들에게 소득이 되는 일꺼리를 만들어주는 사업으로까지 발전했다. 당시 필자가 지역 YWCA를 찾아가 방안을 의논 하던 중 한 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와 결연해 지역을 섬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리고 주민들의 의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에 농한기를 이용해 무료교육을 실시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필자는 주민들과 결명자 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수확물을 가지고 도시 교회를 찾아가 판매를 시도했는데, 그 일 역시 잘 되지 않았다. 의욕은 넘쳤지만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았다. 결국 그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얼마 후 필자는 그 교회를 사임하게 됐는데, 이사 하루 전날 오후에 참 귀한 손님들이 필자를 찾아왔다. 마을 이장을 비롯해 지도자 5명이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온 것이다. 그 상자 안에는 감사패가 들어 있었는데, 필자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마을회의에서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신앙생활을 잘 하겠다는 고백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필자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그리고 지금도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홍술 목사 / 평화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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