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것은 사명이다

꽃이 지는 것은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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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원 장로
2018년 09월 11일(화) 19:48
9월은 절기로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다. 가을은 봄에 새싹이 나오고 여름에 꽃을 피운 나무들이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이다. '결실(結實)'이라는 말은 '열매를 맺다', '열매가 여물다'라는 뜻이 있다. 또한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짐 또는 그런 성과'를 의미하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식물들은 꽃이 지고 열매를 맺는다. 사람들은 봄여름 그 곱던 꽃들이 지는 것을 아쉬워하지만 꽃이 지는 것은 사명을 다하기 위함이다. 나무나 들풀들의 생존의 목적은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잘 여문 열매와 씨앗이다. 이 땅에서 계속 이어져 살아갈 후손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의 숲을 만들고 푸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 할 것이다.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다. 이 땅의 어머니들의 삶의 목적은 자기 자신만의 안일함과 행복이 아니다. 자식들이 세상에서 성공하여 행복하게 살고, 자손들이 대를 이어 잘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바람이요 행복으로 여긴다. 그것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분이 어머니다. 꽃이 스스로 떨어져 열매로 남는 것처럼, 어머니는 자신을 희생하여 자손을 살리시는 분이다.

꽃이 지지 않고 끝내 자신의 고운자태 만을 뽐내고 있다면, 그 식물은 결국 멸종되고 말 것이다. 꽃이 지는 것은 사명(使命)이다. 어떤 명예나 찬사에 우쭐하여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장 절정에 있을 때 본분을 다한 후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꽃은 피어 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떨어질 때 더 아름답다. 세상 사람들이 실패하고 아픔을 겪는 원인의 대부분은 자기 욕심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면 더 높은 곳에 눈길을 두는 명예욕과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자 하는 재물욕에 그동안 쌓아왔던 인생의 탑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마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화려한 꽃으로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허무하다.

인생을 자연의 사계절과 견주어 보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산다면 이 세상은 훨씬 아름답고 행복할 것이다. 인생의 봄인 유년시절은 연둣빛 새순이 올라오듯 순수한 마음으로 배우고 익혀서 세상의 꿈나무로 자라는 시절이다. 무더운 여름날 장마와 폭풍이 몰려올지라도 굴하지 않고 향기 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들처럼 꿋꿋한 의지와 실천의 때가 청년시절이다. 이제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꽃보다 더 소중한 열매를 맺어 키워나가는 가을은 우리 인생의 장년시절이 아닐까? 고운 향기는 열매를 달게 한다.

이제 인생의 가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 언젠가는 쉬이 우리에게 겨울이 올 것이다. 그 때를 위하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 아껴 쓰고 향기롭게, 더 아름답게 삶을 빚어가야 할 것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16:9). 하나님께서는 창조하신 자연을 통하여 오늘도 우리 인생이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고 계신다. 온 우주만물은 창조주의 섭리 속에 오늘도 운행되고 있다. 나의 길을 인도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은 나의 선한 목자시다.



이춘원 장로 / 시인·산림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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