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간절함에 응답하신다

하나님은 간절함에 응답하신다

[ 목양칼럼 ]

이홍술 목사
2018년 09월 07일(금) 15:51
사람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을 가능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이 있다. 목회자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예배와 교육 등 내적인 부분에 더 많은 강조점을 두고 사역하겠지만, 그래도 기회가 주어지면 자기가 사역하는 예배당과 주변 환경을 좋은 모습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필자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예배당을 새로 마련해 이전하게 됐는데, 주변이 조금 어둡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환경을 바꿔보고 싶었다. 나무를 심고 싶었던 것이다. 예배당 앞에 주차장이 넓게 마련돼 있었는데, 그 주차장 주변으로 나무를 심어 삭막함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교인들에게도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주일예배 광고 순서에 그 취지를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난 화요일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그 분은 "목사님, 교회에 나무를 심고 싶으신 것 같은데 어떤 종류의 나무를 원하십니까?"하며 필자에게 물었다. 그 분은 등록 교인은 아니었는데, 마침 우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광고를 듣고 동참하고자 한 것이다. 나는 그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가능하면 사철 푸르면서 꽃도 피는 나무였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통화를 마치고나서 며칠 후 나무심기가 시작됐다. 마당의 콘크리트를 깨기 위해 장비를 보내 작업하게 한 다음, 세 종류의 나무를 심었는데, 주목 두 그루와 동백나무 여섯 그루 등 모두 열두 그루의 나무가 심겨졌다. 그러나 이후 곤란한 일이 생겼다. 바닥이 시멘트와 섞인 돌멩이들로 가득했기 때문에 얼마 안 가서 몇 나무들이 죽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좋은 흙으로 개토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 곳에 다시 나무를 심어 주었다. 그런데 그 분의 사랑은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나무가 있으니 돌이 있으면 더 좋겠다고 말하면서, 약 2m의 화강암 원석에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을 새겨 세워주었고, 잘 다듬어진 오석에도 사랑과 관련 된 요한일서 3장 16절의 말씀을 새겨 선물했다.

간절한 기대를 가지고 말했을 때 하나님이 그 마음을 아시고 예상치 못한 분의 손을 통해 이뤄주신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지금도 그 분은 우리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하나님께서 그 때에 그렇게 보내주셔서 그 일을 하도록 하셨을 뿐이다. 그리고 뜻 있는 다른 교인들도 참여해 잘 다듬어진 소나무, 백일홍, 라일락 등 다양한 나무를 심어 우리 정원은 사시사철 꽃들이 만개하고 새들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공간이 됐다.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아시고 채워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홍술 목사 / 평화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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