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단의 정체성

우리교단의 정체성

[ 주간논단 ]

림형석 목사 ches@pckworld.com
2018년 08월 28일(화) 10:13
우리 교단의 정체성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하려면 많은 역사적인, 신학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단의 태생적인 정체성을 간단히 요약하면, 성경중심의 복음주의적인 개혁신앙과 에큐메니칼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100여 년 전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신앙은 복음적인 개혁 신앙이었다. 그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정치사회적으로도 불안정했던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올 정도로 신앙이 투철하고, 헌신적이며 영혼구원의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이러한 신앙을 이어받은 목회자들은 영혼구원의 열정을 가지고 전도사역에 힘쓴 결과 괄목할만한 교회성장을 이루었으며 교회들은 철저한 사명감으로 활발한 선교사역을 전개해 왔고, 교단 또한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한 사역을 꾸준히 감당해 왔다. 우리교단은 신학적으로 비평학적인 학문이 소개되면서 보수적인 신앙과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은 큰 틀에서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경건과 절제의 삶을 살며 언제나 신앙과 교회의 갱신을 위해 힘쓰는 개혁신앙의 기초위에 서 있어 온 교단이다.

2. 동시에 우리 교단은 에큐메니칼 정신을 가진 교단이다.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장로교회가 통합과 합동으로 분열할 때에 우리 교단은 WCC의 활동을 수용하는 입장에 섰으며 그 이후 줄곧 교회의 하나 됨과 연합기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 동안 한국교회 연합활동은 세월이 흐르며 발전되어 온 면도 있지만 수많은 군소교단들이 난립하면서 많은 문제점들도 노출되었다. 그러나 근래에 교세가 감소하는 상황과 이단과 동성애와 이슬람 등의 도전을 받으며, 위기의식을 느낀 각 교단들이 오히려 연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금년에 개신교의 95%를 포함하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결성되었고 한기연, 한기총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 최대교단인 통합과 합동교단의 임원들이 금년에만 두 차례 우호적인 모임을 가졌고, 연합정신을 고취하였다.

3. 이제 우리교단은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도 한국 개신교를 이끌어갈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복음주의적인 개혁신앙을 잘 지키면서, 연합운동에 보다 포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사회활동과 봉사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연합기관은 교단이 아니다. 연합기관은 교리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다소 상이한 교리와 전통을 가진 교단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정부에 대해서나 언론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적인 이단에 대처하며 대 사회적인 봉사와 선교사역을 격려하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가지셨던 지혜로운 태도가 필요하다. 예수님은 신앙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라이프 스타일은 매우 진보적이셨다. 창기와 세리와 어울리시고 안식일 규례나 장로들의 유전을 지키지 않으신 적도 있으셨다. 다시 말하면 신앙은 보수적이었으나 그 활동 영역은 매우 진보적이셨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정반대였다. 그들은 신앙보다 형식이 더 중요했다. 그들은 규례와 의식에는 철저하였으나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위선으로 가득 찬 회칠한 무덤이었다. 우리 교단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비교적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연합을 위해서는 더욱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바른 신앙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림형석 목사/부총회장 평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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