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이 모이는 교회

천사들이 모이는 교회

[ 목양칼럼 ]

서성구 목사
2018년 08월 24일(금) 10:42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한 목사님이 지방에 있는 40여 명 모이는 교회에 부임해 처음으로 장로님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자 장로님 부인이 "목사님, 오늘 주신 말씀은 우리 집하고는 하나도 안맞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로도 얼마나 목회가 힘들던지 결국은 사임하고 다른 곳에서 목회를 잘 하고 있다.

교회마다 다양한 교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뤄간다. 필자는 현재 20년 전 개척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데, 주님이 천사같은 교인들을 통해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 주셨다.

백화점에서 장식품 가게를 운영하는 권사님은 계절이 바뀌면 꼭 사업장에 와서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기도와 함께 담임목사인 필자에게 신상품 양복 한 벌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옷이 많다며 사양해도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며 끝까지 양복을 건네는 권사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천사임에 틀림 없다.

새해가 되면 필자는 3월까지 교인들의 가정을 심방하고, 4월이면 사업장을 심방한다. 전에 한 집사님 가정을 심방 갔는데, 정성을 다한 예물과 함께 담임목사와 부목사 도서비까지 챙겨 주신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미국에서 성공한 아들이 로키산맥에서 채취한 값비싼 산삼을 보내왔다며, 한 뿌리를 그 자리에서 먹으라고 내밀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래도 먼저 가정을 위해 기도해야겠기에 삼삼을 들고 기도를 올리는데 손이 떨려왔다. 로키산맥의 산삼을 먹어 본 목사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59년을 살아오면서 병원 한번 입원하지 않고 많은 은혜를 누렸다. 천사 같은 집사님의 사랑 때문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해인가는 당회에서 승용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한 후 담임목사인 필자에게 이왕이면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르라고 요청했고, 나는 이 사람 저 사람 의견도 들어보고 이 모델 저 모델 비교도 하다가 적당한 크기의 승용차를 선택해 구입하게 됐다. 그런데 승용차를 구입 후 한 장로님이 담임목사실에 찾아와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목사님 이왕구매하는 거 조금 더 좋은 것을 사셨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차를 자주 바꾸지도 않으실 텐데요." 정말 고마운 장로님이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천사같이 고마운 장로님이시다.

천사 같은 교인들을 만나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하고, 천사들이 모이는 교회되게 하신 것도 감사하다.

지금 이순간 단 한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면 오로지 은혜에 감사, 감사할 것 밖에 없다.

서성구 목사 / 남수원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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