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굶주림이 종식되는 때까지

세상의 모든 굶주림이 종식되는 때까지

[ 현장칼럼 ]

김주한
2018년 07월 30일(월) 12:09
20년 전, 한반도 이 땅에서 무려 300만 명의 고귀한 생명이 속수무책으로 굶어 죽어간 일을 참담한 마음으로 기억한다. 참혹한 북녘의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며, 굶어 죽거나, 국경을 넘다가 죽거나, 동사해 죽은 이들은 우리의 동족과 친족이다. 기아대책 북한사업을 섬기며 '기업 무를 자'의 책임에 대해 날마다 묵상했다. 낯선 타지에서 시어머니와 굶어 죽을 수도 있었던 룻을 먹였던 보아스의 마음을 우리는, 한국교회는 갖고 있을까. 남북에 10년 만에 찾아온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다 하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본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세상의 영적 육체적 굶주림이 종식되는 때까지 그 부르심에 응답하였다." 기아대책의 미션이다. 사람이 떡 없이 살 수 없지만, 떡을 먹어도 죽어가는 비밀을 알기에 그 '응답'의 발걸음은 북녘을 향해서도 멈추지 않는다. 복음을 전하기 전에 그 복음을 들을 사람을 살려 내고, 교회를 세우기 전에 쓰러져 가는 학교를 세워야 한다. 북한 땅의 굶주림 종식을 위해 기아대책은 300만 명의 아이들을 먹이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우리의 비전과 한국교회의 기도와 후원으로 밥을 나누어 먹는 아이들이 2만 명에서 3만 명, 그리고 5만 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물고기와 보리떡을 상징하는 기아대책 마크가 찍힌 옥수수 자루가 매달 북한 땅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 일을 가능하게 하신 이가 하나님이심을 고백한다. 이 일에 목숨을 건 많은 동역자들이 있다. 우리가 가는 좁은 길에 후원자들의 관심과 기도가 더해져 북한 사업을 위한 길과 관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기아대책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북한 땅에 2억 그루의 유실수를 심어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그 나무가 자라 황폐해진 북녘 땅이 푸른 빛으로 물드는 모습을 꿈꾼다. 그 유실수가 굶주림 속에서 미래를 키우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생명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있다. 오래도록 준비한 이 계획은 벌써 실현되고 있다. 밤, 헤즐넛 등의 유실수 44만 주가 올 초 북한에 심겼다. 주민들은 이 유실수를 활용해 오일, 잼 등의 가공품을 만들어 소득을 얻게 될 것이다.

기아대책은 언제나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응답해 왔다. 그때마다 주님이 길을 여셨다. 그리고 그때마다 기적을 경험했다. 하나님께서 한반도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일하시기에 우리도 북한의 꿈나무들을 먹이고, 생명나무를 쉬지 않고 심는 것이다. 생명보다 율법을 중히 여겨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했던 제사장과 레위인의 모습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갈 길이 바쁘다고, 치료해줄 돈이 없다고 사마리아인마저도 꺼져가는 생명을 지나쳤다면 그 강도 만난 사람에게도, 사마리아인에게도 구원은 없었을 것이다.

이 선한 일을 통해 북한에는 생명이 살아나고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나눔을 통한 회복이 있기를 기도한다.



김주한/기아대책 대북사업본부장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