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못해도 성장은 한다"

"변하지 못해도 성장은 한다"

[ 목양칼럼 ]

손미애 목사
2018년 07월 27일(금) 10:00
언제나처럼 여름 수련회가 7월말로 결정됐다. 올해 역시 수련회를 기획하며 고심에 고심을 했다. '시기나 주제를 확 바꿔볼 수 없을까?' 하지만 교회 사정과 교인들의 상황을 종합해보니 지난해처럼 7월 말이 적합했다. 내용도 크게 바뀐게 없다.

목회 세미나나 목회자 모임에 나가보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변화에 목말라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어떤 것이 나타나면 금방 입소문이 난다.

우리 교회 역시 처음에는 호기롭게 '교회의 모든 것을 바꿔보자'고 다짐했다. 먼저 주일 예배시간을 오후 2시로 정했다. 수요예배는 평일 낮에 기도모임 형태로 진행했다. 자의반 타의반 일반적인 교회의 일정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오락가락하던 주일 예배시간은 현재 11시가 됐다. 식사시간과 오후 활동을 고려했을 때 11시가 예배 시간으로 적정하다고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수요예배는 저녁 7시 30분에 드리게 됐다.

결과가 뻔할 것 같아도 우리 교회는 가장 적합한 것을 찾기 위해 여러 번의 실험을 했다. 어느 주일 오후에는 누군가가 누워서 편안하게 해보자고 제안했다. 교인들은 일제히 동의하며 우리는 최초로 누워서 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물론 불편하고 회의 진행도 어려웠기에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누워서 회의를 하지 않는다. 그날 회의는 모두가 즐겁게 웃었던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우리교회에는 아직 진행중인 일들도 많고 우리만의 질서로 자리잡힌 문화도 있다. 그러나 한해 한해 지날수록 많은 교회들이 전통을 가지고 해 온 일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느끼며 배워가고 있다.

오랫동안 익숙하게 해 온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 고집스러움과 무조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자하는 충돌은 늘 교회 안에서 있어 왔다.

모든 상황에서 정답을 기대할 순 없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고 있다. 가능한 모두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보고 결정하고, 말씀의 진리를 훼손하는 일이 아니라면 한번쯤 유쾌하게 시도해 본다.

하나님은 우리가 내놓은 정답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 유심히 보신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교인들이 원할 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교인들도 '훌륭한 목회자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기다려주신 주님을 생각한다. 답을 제시하기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셨던 주님을 떠올린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나는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교인들도 그리고 목회자로 부름받은 나도 매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손미애 목사 / 은혜로사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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