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친족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03월 22일(목) 09:38

 지난 2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작은 시골 마을 '평창'을 주목했다. 동계올림픽이 열렸기 때문이다.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한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됐을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미담과 이야기 거리도 쏟아진 행사였다.

그 중에 경기와는 관계 없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각 국의 정상들이 참여해서 경기를 관람하고 국가간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제적 소통의 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단연 주목을 받았던 것은 북한의 고위급 관계자들이 개회와 폐회식에 참석한 것으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와 함께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도 함께 자리하면서 북미간에 대화가 성사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더 흥미를 끄는 것은 개회식에 참석한 북한측 인사와 폐회식에 참석한 미국의 인사이다. 북한측 인사는 현재 북한의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고, 미국의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이다. 김여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이방카는 트럼프 정부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는 공식적인 직함을 각각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둘은 최고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친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기에 다른 어떤 인사들 보다도 남북, 북미 간의 대화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인물로 손꼽혔다. 정치적으로 엮인 관계 보다 친족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일까, 이후 우리나라의 대북특사 파견과 정상회담 합의, 북미간의 대화의 물꼬가 열리고 있다.

친족이란 '촌수가 가까운 일가'를 말한다. 김여정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이어지는 김정은과 남매(2촌)관계이다. 이방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딸로 친족 중 가장 가깝다.

이 두 인사의 방문은 각각 이루어져 서로 만날 수는 없지만 이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를 풀 수 있는 우리 나라의 입장을 최고 권력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측근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경색된 한반도 내의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모처럼 대화와 화해 무드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에게 응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제 동계 올림픽은 끝났다. 아니 동계 올림픽으로 시작으로 열린 남북간의 대화 북민간의 대화와 화해 무드가 열매를 맺고 있다. 이같은 급진전에 국제 사회가 놀라고 있다. 오늘과 같은 결과가 과거 어느 국제 운동경기의 부수적인 성과에서 볼 수 있었을까?

냉전의 분위기가 봄날에 눈녹듯이 계속해서 녹아내리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미국이나 북한이 정치적인 인사 뿐만 아니라, 친족을 이번 올림픽 기간에 파견했던 결과의 산물로 기대할 수 있을까? 한반도의 평화 문제가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넘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친족의 문제로 생각해 본다. 우리는 한민족이나까.

올림픽에 방문했던 미국과 북한의 최고 권력자의 친족(가족)이 가족으로 마음으로 보고 느낀 분단의 아픔이 얼어붙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평화를 만들어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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