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지식, 전달 아닌 '공유'

교육 지식, 전달 아닌 '공유'

[ 기독교교육이야기 ]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 <9>

이선영 교수
2018년 03월 06일(화) 11:25

조선 후기의 화가 김홍도(金弘道, 1745~1806년경)가 그린 풍속화 '서당'은 글공부하는 모습을 마치 중계 방송하듯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한 아이는 훈장에게 방금 종아리를 맞았는지 눈물을 닦고 있고, 다른 아이들은 킥킥거리며 웃음을 참고 있다. 훈장도 지긋이 웃음을 머금고 있다. 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훈장님의 보이지 않는 권위도 엿볼 수 있다.

지금의 교실과 비교하면 참으로 다르다. 지금은 교사의 역할도 달라지고 교수학습 방법 또한 교과내용을 전달하는 강의 중심 교육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평가에서도 어제 배운 내용을 암기하고 확인하는 시대가 아니라 지금은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잘 찾아내는 구글링(Googling :구글로 검색하기)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시대의 교사의 권위는 학생들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안내자(Guider), 배움을 도우는 협력자, 조력자(Scaffolder)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
교실은 이제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또는 서비스 사용자 중심으로 이미 바뀌고 있다.

21세기 교육의 목적이 지식 전달이 아닌 지식 공유이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들과 공유한 기존의 지식을 출발점으로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나가는 방식의 수업이 이루어진다.

선생님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더 나은 교수법을 개발하는 좋은 지침서로서 구글을 언급하기 시작하고, 구글 또한 '구글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 모임'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원하여 학생들의 출석 체크와 숙제 검사를 비롯한 교육의 모든 과정을 구글 플랫폼 안에서 교사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구글 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개인의 행동과 발자취를 분석하여 각 개인에게 가장 알맞은 맞춤형 학습 전략과 방법을 제공한다. 교실이든 유튜브든 무크(MOOC)든 다른 이들이 올린 동영상을 공부하였든 간에 수업의 형태와 상관없이 각 학습 활동에서 얻은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학습 목표별 달성여부와 현황을 파악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목표를 정하고 학습과정을 설계하고 선생님은 학습 과정이 잘 진행되도록 촉진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수업의 개인화가 이루어진다. 서로 다른 개성과 장점을 지닌 다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똑같은 내용과 평가로는 미래 인재 역량을 키워가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만 모든 학생에게 가르치고 그 외 시간에는 개인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다양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주제는 같으나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으며 평가에서도 개인이 각각 학습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개별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매 학습 활동마다 직무 역량 및 일반 역량과 관련된 디지털 배지를 부여받아 유치원부터 초ㆍ중ㆍ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및 평생교육 과정까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습과 경력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개별화 교수학습과 더불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교수학습방법의 하나는 토론과 체험, 협업을 중심으로 한 교육법이다. 토론식 수업은 21세기 핵심역량을 키우는데 꼭 필요한 수업방법 중의 하나이다. 체험학습으로서 배운 것을 여러 사례에 직접 적용해 보거나 친구들에게 설명해주면서 학습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미국 행동과학연구소(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에서 제시한 러닝피라미드에 의하면 누군가를 직접 가르칠 때 배운 내용의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디지털 원주민은 협업 학습자로서 혼자 공부할 때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더 나은 학습결과를 얻는 경향이 있다. 협업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답이 없는 학습주제의 선정, 명확한 협업 기준을 정하고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선영 교수
구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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