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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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8년 03월 06일(화) 11:23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경기가 끝났다. 88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개최된 두 번째 올림픽이다.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열띤 경기가 펼쳐졌다. 일부 종목은 개막식에 앞서서 2월 8일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15개 종목을 102개 세부종목으로 나누어서 2952명의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했다. 북한팀이 올림픽에 참여하면서 개막식에 남북한 팀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서 화제거리를 제공했다. 개폐회식을 비롯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서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평창올림픽의 논란 중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문제가 가장 컸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대회에서 다수의 러시아 선수가 도핑으로 문제가 되어서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자격으로 올림픽 참가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해서 러시아 출신 선수단은 국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 채 평창올림픽에 참가했다. 대신 러시아올림픽팀을 뜻하는 OAR이라는 이름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개폐막식 예산으로 668억원을 사용했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모토로 지출을 자제해달라는 IOC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 개폐막식에서 6000억원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11%에 불과한 저예산이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대회가 개폐회식에서 1715억원을 사용한 것과 비교해서도 턱 없이 적은 예산이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은 드론쇼와 정선아라리공연처럼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어 저비용 고효율 개폐막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국 문화계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여러 면에서 우리 사회가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참가도 화제와 함께 논란이 되었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텃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참가기회가 박탈되고 대표팀의 전력이 약화된 것이 불만이었다. 당사자인 선수들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2030 세대도 선수들의 희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일팀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사회의 의식의 성숙한 발전을 보여주었다. 명분이 좋아도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되고, 국가나 집단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이해도 배경에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훈련을 받은 다음세대들의 성숙한 인권의식을 보여주었다.

이번 올림픽대회에서 여자 컬링 경기가 화제를 모았다. 낯선 경기였지만, 연전연승을 하면서 돌풍을 불러왔다. 의성의 마늘소녀들이 이끈 '팀 킴'이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의 카라스마도 돋보였다. 경기 중에 의친 '영미야'는 유행어가 되었다. 외신들도 주목하면서 '팀 킴'의 승리를 보도했다.

사투리를 사용하는 평범한 선수들의 선전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여자 컬링 팀은 은메달의 신화를 낳으면서, 평창올림픽 최고의 인기종목이 되었다. 평범한 이들의 선전에 전국민이 함께 기뻐했다. 금메달을 받지 못해서 미안해 하던 과거의 분위기도 사라졌다.

이름도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평창올림픽에 큰 기여를 했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개폐막식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 관중이 떠난 자리에 자원봉사자들의 이름을 비추며 격려하는 모습도 감동을 주었다.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아름다웠고, 이름없는 노력을 격려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함께 하는 재미를 존중하는 여기는 모습이 귀했다. 열흘 간의 일정으로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시작된다. 모든 일정을 안전하게 마치면서 또 하나의 감동을 선물하기를 기대해 본다. 2030 세대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켜보면서 한국교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한국교회는 과연 다음세대를 포용할 준비가 된 것일까.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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