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형교회로 사역하는 필링북카페 대표 백두용 목사

카페형교회로 사역하는 필링북카페 대표 백두용 목사

[ 이색목회 ] 카페는 사람들과 접촉을 위한 도구일뿐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2월 28일(수) 17:54

주중에는 카페로 활용되고, 주일에는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카페형교회'가 있다. 울산노회 느낌이있는교회, 필링북카페 대표 백두용 목사의 특별한 사역 현장이다. 2014년 6월에 창립된 느낌이있는교회는 '필링북카페' 간판을 달고 주중에는 카페, 주일엔 20여 명의 성도가 신앙생활하는 소중한 예배처소로 주목받고 있다.

백두용 목사는 △예배 △상담 △독서모임 △커피교실 등의 다양한 사역을 통해 섬김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카페 수익금은 자비량 목회 활동에 사용한다. 특별히 교회의 절기헌금은 지역의 작은 교회나 생활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에게 지원하며 필링북카페의 사역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고 있다. 필링북카페 백두용 목사의 이색목회 현장을 일문일답을 통해 조명한다.

-필링북카페 설립 이유와 배경, 카페의 운영은 어떻게 진행되나?

교회 개척을 고민하던 중 '사람들과 어떻게 접촉 할 것인가?'에 대해 기도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청년들과 모임 중 '카페를 교회로 사용하면 어떨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었다. 새벽기도는 오픈전이라 가능하고, 수요예배는 오전에 드리면 될 것 같았다. 주일엔 카페를 쉬면 교회의 공적모임과 충돌하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카페교회로 개척했다. 카페는 오전 11시에 오픈하고 저녁 10시에 문을 닫는다. 주일과 특별한 교회행사가 있으면 수시로 문을 닫는다. 

-필링북카페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주일에는 순수하게 예배를 드리고 주중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개인적으로 기독교상담을 전공하고, 코칭관련 자격증이 있어서 학생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을 진행 중이다. 커피와 관련된 자격증도 소유하고 있어 카페 회원이나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커피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필링북카페를 통해 얻은 열매는?
대한민국이 카페공화국이라는 별명이 있듯이 카페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카페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지체들이 카페교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 예배자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열매이다. 그리고 주중에도 일반인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전도의 접촉점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카페교회의 과제와 차별화된 선교전략은?
특수선교를 하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있다. 카페교회로 시작했다가 카페만 남는 경우도 목격했다. 복지선교로 시작했지만, 선교는 사라지고 복지만 남기도 한다. 그만큼 생각과 현실의 차이는 크다. 특수선교를 하는 분들은 선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카페교회를 하면서 카페 운영 때문에 교회 모임을 못 한 적은 없다. 카페는 수익보다 지출이 많은 구조형태이다. 수익보다 '접촉점'에 초점을 맞췄다. 특수선교의 특수는 복음의 도구이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필링북카페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 주민들의 반응은?
카페를 방문한 지역 주민 중에는 여전히 카페 사장이 목사임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 편하게 차 한잔하려는 분 중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경음악, 곳곳에 비치된 기독교 상징물을 통해 '교회와 관련 있느냐'고 먼저 묻는다. 그때 교회를 소개한다. 목사의 신분도 밝힌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앞으로 이런 교회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바리스타 목사로서 어려움은 없는가?

가장 큰 어려움은 공간에 매여있는 것이다. 교회의 공적모임을 진행하기엔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주중 목양 관리가 어려운 점은 있다. 혼자서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신앙상담 중 손님이 오는 경우에는 대화의 흐름도 끊긴다.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목회 환경위 위기 속 전문성, 다양성을 겸비하기 위해서는?
목회환경이 위축되고 열악해지고 있다. 하지만 초대교회 제자들이 겪었던 고난과, 일제시대와 동란후 선배 목회자들이 겪었던 고난에 비교하면 더 좋은 환경이다. 세상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목회자들이 약해졌다. 결국 기존의 선교방식이 아닌, 시대에 맞는 선교형태를 고민하면서 스스로 개척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학 공부를 하면서도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무조건 '믿습니다'하고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전 경험과 교육도 중요하다.

-목회자 이중직,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목회자 이중직은 시대가 만든 현상이다. '죽으면 죽으리다'는 각오로 목회에 전념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상대적 빈곤의 시대이고, 열악한 환경의 개척교회는 사람들이 찾질 않는다. 특별히 자녀들을 양육하는데 드는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 이중직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목회자 또한 평생 이중직을 고집하기보다는 목회에 전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총회 차원의 실무적인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다.

-향후 비전과 계획은?
교회가 살면 카페는 망해도 좋다. 주중에 손님이 없어도 괜찮지만 주일에 와야 할 교인이 안 오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상반기에는 필링북카페 공간을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오픈할 계획이다. 필링북카페가 들어선 후 주변에만 10개 이상의 카페가 개업했다. 굳이 필링북카페를 유료화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무인 카페형태로 누구나 와서 책 읽고 모임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선교 지향적인 카페공간으로 변모해 나가겠다. 재정적으로 힘들겠지만, 하나님께 맡기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기도를 부탁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