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학생 사역과 운동

기독청년학생 사역과 운동

[ NGO칼럼 ]

정인곤 사무국장
2018년 02월 06일(화) 14:36

교회에 '세상'이 너무 깊이 들어와있다는 점이 문제다. 청년들조차도 '세상'에 길들여지고 젖어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느낀다.

'청년들이 보수화 되는 건 걱정할 필요없다. 청년들은 그 성격상 진보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청년들이 소비주의에 길들여지는 것이 우려스럽다.' 90년대 초반 어느 강연회에서 리영희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우리사회 소비주의 경향성은 더욱 더 심각해져서 소비의 주체와 대상이 역전되어 간다. 소비의 주체가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가는 상황이다. 교회 규모에 따라 값이 매겨져 판매되고 있고, 청년들의 스펙은 그들의 상품 가격 같은 걸로 여겨진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청년들의 관심은 다양해도 연애와 취업으로 수렴된다고들 한다. 청년학생 사역과 운동에서 이를 공략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겠다. 잠시 활기를 찾을 수는 있겠으나 그렇게 모인 청년들은 어디에 있나? 더 많은 자본을 쓰는 '세상'에 청년들이 휩쓸려간다. '세상'에 '세상'의 방식대로 맞서려 한다면 처음부터 지는 싸움일 수밖에 없다. 청년학생사역과 운동은 고유한 길을 찾아 창조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라' 사도행전에서는 요엘 선지자의 예언을 인용하며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변증한다.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내몰게 된 당시는 빛 하나 없는 어둠과 같은 상황이다. 고쳐쓰거나 바로잡을 수조차 없는 그런 상황 아니었겠나?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영이 임하여 예수님의 남녀 제자들, 청년 제자들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고 사도행전은 증언한다. 요엘 선지자의 예언처럼 자녀들과 노인들 그리고 청년들까지 전 세대가 새로워지는 역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청년 세대가 당대 과제를 맡아 끌고 가는 존재로 부름을 받았다.

청년들은 훈련되어야 한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각자의 은사와 소명을 따라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나라운동의 가치에 헌신된 존재들로 세워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청년들이 많지 않다. 청년학생사역과 운동은 이 지점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그러나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브루더호프 형제들이 참여한 어느 행사에서 그들은 청년에 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청년들은 교회의 미래입니다. 교회는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도 노력해 갈 것입니다. 교회가 복음을 따라 산다면 모든 세대가 교회와 함께 할 것입니다. 교회는 진리를 다른 것과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청년들은 교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주목합니다. 위선이 있다면 청년들은 교회를 떠날 것입니다. 청년들은 진짜를 원하고 진짜를 찾아 언제든 떠날 것입니다."

그동안 청년의 시기에 집중해서 청년학생 사역과 운동이 이뤄져왔다. 현재 교회 대학부와 청년부는 나눠져있고, 대학 선교단체 훈련은 대학생 시기에 맞춰져 있다. '세상'이 청년들을 공략해가는 걸 염두한다면, '세상'이 청년학생들의 전환 시기에 강하게 작용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조금 더 긴 기간을 두고 깊은 관계성을 쌓은 방식이어야한다. 졸업 이후 사회진출이 공동체적인 방식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

직장생활과 일상생활 영성수련이 통합되도록 도와야 한다. 결혼과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청년학생 시기 고백과 다짐을 지켜갈 수 있도록 지켜봐줘야 한다. 청년학생 사역과 운동은 마을공동체운동과 결합되어 더욱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런 토대에서 청년학생이 새로운 시대를 창출해가는 든든한 존재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정인곤 사무국장
기독청년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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