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교회학교서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교회학교서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고 ]

최상길 장로
2018년 02월 06일(화) 14:25

해마다 성탄절이 지나고 나면 멀리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는 목사님 한분이 카드를 보내온다. 당신의 목회활동 내용과 안부를 전하고 난 후에는 꼭 마지막에 "장로님 교회학교에서 저를 잘 가르쳐 주셔서 제가 목사가 되어 이국땅에서도 목회를 잘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필자는 이 카드를 받을 때마다 감개무량하고, 교회학교 교사를 했던 보람을 느낀다. 그는 1960~1970년대에 필자가 교회학교 교사로, 부장으로 봉사할 때 교회학교 어린이 중에서 전도를 제일 잘하는 학생이었다. 주일마다 20~30명의 어린이를 전도해서 전도상도 많이 받았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항상 사탕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가 바로 미국 버클리 시온장로교회 담임인 신태환 목사다. 보내온 팜플렛을 보니 목회, 전도활동은 물론 복지사업, 봉사사업을 많이 한다.

50여 년 전을 회고해본다. 그 당시는 모두 재정이 약하고 교회도 어려운 때였다. 우리 교회는 면단위 농촌교회여서 본당 이외의 교육관 같은 시설이 없었다. 주일이 되면 본당의 마루바닥이 차가워도 교사와 학생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성경공부를 했다.

분반 공부시간에는 반별로 둥글게 앉아서 성경공부를 하면 교사들의 목소리가 서로 엉켜서 잘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교사들은 최선을 다해 열심을 다했다. 교회가 교회학교 재정지원을 못해주는 때였지만 교사들은 힘을 다했다.

그 열매가 지금 보람으로 돌아온다. 우연히 길을 가다보면 젊은이가 공손히 인사를 한다. 살펴봐도 모르는 사람이다. "누구시냐"고 물으면 "선생님, 제가 교회학교에서 배웠습니다. 그때 잘 가르쳐주셔서 제가 바르게 살았습니다"라고 인사한다.

그때 그 교회학교 학생들이 지금은 사업가로 교육자로 목회자로 성장해서 전화도 하고 편지도 한다. 선교사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도 있다. 교회학교에서 잘 교육받은 이들이 역선교가 이뤄지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진출해서 신앙생활 잘하고 성공하여 고향으로 와서 불신 부모님을 적극 전도한다.

혹은 귀농귀촌하여 농촌교회를 부흥시키기도 한다. 주님 말씀이 어린아이를 가리켜 '천국은 이런 자의 것'이라고 하셨다. 또 옥토에 떨어진 씨는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다 하셨다.

교회학교에서 뿌린 씨앗이 이렇게 열매 맺어 돌아올 때 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80세를 훌쩍 넘은 필자가 이순간 아직도 교회학교 교사로 착각할 정도로 말이다. 우리 주님도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저를 교사로 써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아멘

 

최상길 장로
춘양교회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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