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주님께서

목회는 주님께서

[ 목양칼럼 ]

최재권 목사
2018년 02월 06일(화) 14:22

필자가 지나온 30년 목회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신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목회하는 가운데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1994년 4월 섬기던 교회에서 예배당을 건축하게 되었다. 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갈 때 기도원에 올라가 20일 금식기도를 했다.

필자 생각에 목사가 금식기도하면 성전건축이 은혜롭게 진행되고 성도들은 헌신하리라 믿었다. 그런데 금식기도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예배당 건축은 중단되었고 건축업자는 잠적했다. 건축위원장 안수집사를 불러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건축업자가 5000만원만 주면 예배당을 완공 할 것이니 돈이 준비되면 연락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믿고 5000만원을 건축업자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돈을 받아 챙긴 건축업자는 그 후 나타나지를 않았다. 철골만 남겨진 채 1년 동안 비닐하우스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며 건축업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수소문 끝에 건축업자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두 번째 건축업자를 만나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조적공사를 마친 후 건축비를 요구했다. 어렵게 마련해 요구한 금액을 주었더니 두 번째 건축업자도 돈을 받아 챙긴 후 잠적을 하고 말았다. 주일에 조적 공사한 인부들이 예배 시간에 찾아와 "최 목사! 설교는 잘하는데 공사한 대금은 왜 안주냐?"며 야유를 보냈다.

예배를 마치자 필자의 멱살을 잡고 왜 임금 안주느냐며 린치를 가하려고 위협했고, 교인들은 뜯어 말리고 여전도회 회장은 우리 목사님 건드리면 가만 안 놔둔다며 소리 소리를 질렀다.

교육전도사는 인부들에게 각목으로 매를 맞았다. 경찰들이 찾아왔고 우리는 인부들 앞에 건축업자에게 임금을 준 영수증을 보여주었다. 인부들은 영수증을 보고는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갔다. 모아놓았던 건축비는 건축업자 두 사람에게 모두 잃어버리고 예배당은 지붕도 덮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세 번째 건축업자가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완공을 시켜보겠노라 약속을 했다. 문제는 돈이 없는 업자라 우리가 현금을 주면 일을 하고 현금이 없어 못주면 일을 못했다. 문제는 재정이다. 어디서 큰돈을 얻어야 한다. 밤마다 눈물로 돈을 달라고 기도했다.

어느 날 성도 한분이 동대문에 있는 병원에 입원을 해서 심방을 갔는데 화장실에서 우연히 '장기 삽니다'라는 스티커를 본적이 있다. 자꾸만 그 스티커가 떠올라 "내 장기를 팔면 얼마나 될까 예배당 건축을 위해 장기를 바치자"고 다짐하며 다음날 아침 동대문에 있는 그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00대학병원이지요? 제가 장기를 팔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싶어서요" 그러자 갑자기 수화기 저편에서 "당신 누구야? 병원 망하게 하려고 작정했어? 별 미친 놈 다 보겠네"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주님! 저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그 후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다. 필자가 예배당이 무너질까 걱정되어 가서보니 연로하신 권사님이 빗속에서 기도를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필자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나님 제가 죄가 많아서 예배당을 지을 수 없다면 저 권사님의 눈물의 기도를 보시고 예배당 완공을 시켜주세요." 그 순간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고 능으로 되지 아니하며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 성전건축은 네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다.”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였다.

그런 일이 있은 후 큰 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는 동료목사가 찾아왔다. 그는 자신이 섬기고 있는 교회 여집사님 두 분이 건축헌금을 주셨다며 거금을 주고 갔다. 그리고 주일날 농협 지부장인 한 집사가 천막교회에 오셔서 등록을 하셨다.

그분이 거금의 건축헌금을 하시고 대출까지 해 주심으로 예배당을 완공 봉헌할 수 있었다. 주님은 성전건축을 통해 필자의 공명심과 영웅심을 철저히 포기하게 하시고 주님께서 시작하시고 이루심을 보여주셨다.

최재권 목사 원당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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