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다사다난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12월 26일(화) 10:08

한해를 돌아보며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뜻도 간단하다.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다'는 것이다. 한해의 마지막 날에 지난 1년을 돌아 보면 많은 일들을 겪고 지나 왔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나 속해 있는 직장이나, 모임, 그리고 교회에서까지 모든 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1년을 지내 왔다. 범위를 넓혀 보면 우리 이웃에서부터 우리 나라, 지구촌 곳곳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이나 사건 사고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일들 중에는 좋은 일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안좋은 일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좋았던 일보다는 그렇지 못한 일들이 우선 생각나기 마련이다. 다사다난에서 어려울 난(難)자를 쓰는 이유가 이 때문 아닐까? 심지어는 한해를 보냄을 아쉬워하며 갖는 모임을 잊을 망(忘)자를 써서 '망년회(忘年會)'라고도 한다. '연말에 그해의 모든 괴로웠던 일들을 잊자'며 갖는 모임을 일켰는 말이다.

2017년 한해를 돌아보면 사람들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잊고 싶은 일들이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졌던 탄핵정국은 우리사회에서 더이상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었으며, 이로 인해 갈라진 민심 또한 계속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막말과 자당주의에 빠진 정치권은 여전히 국민들을 외면하고 있고, 이러한 정치권에 대한 민심은 불신이 점점더 쌓여만 가고 있다. '적폐청산'이란 용어가 일상 언어가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고, 고용 불안과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실업인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주 지진에 이어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은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일어난 낚시배 전복사건, 병원 인큐베이터의 아이가 동시에 사망하는 사건, 건강을 위해 찾은 스포츠센터 화재로 인명 피해가 난 사건 등등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될, 잊고 싶은 사고로 기록됐다.

우리 기독교계를 돌아 볼 때도 잊고 싶은 일들이 있다. 탄핵을 앞둔 대통령과 함께 자리한 지도자들의 모습, 소수의 약자들을 외면하는 교회의 모습, 연합과 일치를 이야기 하면서 여전히 자신들의 자리만을 고집하는 관계자들의 닫힌 마음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한국교회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대형 사고를 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만 하는 일들도 적지 않다.

이런 말이 있다. "이 세상에는 두번 일어나는 일이 없다."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기에, '이렇게 해보고 안되면 다시하지'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잊고 싶은 수많은 사건 사고들의 출발점은 '나'만이라는 사고방식에서 출발한다. 함께라는 생각을 한다면 일어 날 수 없는 일들이다. 한번 벌어진 일이니 돌이킬 수 없다.

결국 그에 맞는 응당한 댓가를 치룰 수밖에 없다. 망년회를 한다고 지난 일들이 모두 잊혀지지 않는다. 잊고 싶은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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