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신학적 성찰, 그리고 소통

<17> 신학적 성찰, 그리고 소통

[ 개혁 ]

홍상태 목사
2017년 11월 09일(목) 15:12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5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상징성으로 인해 여러 가지 개혁의 소리가 교회 안팎에서 들리고 있고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 등의 행사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앞날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와 구호, 실천방안 등이 나오고 있어 그러한 결과물들이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교회의 근본문제는 교회 크기나 교육시설, 교회봉사나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복음에 대한 이해 곧 신학의 문제라고 본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의 틀로 신앙생활을 하고, 이성으로 믿기 어려운 성서의 기록된 일들을 믿는 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에게는 이 세상에서의 일은 큰 관심이 없다. 이러한 신학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사는 것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교회를 오래 다녔다는 한 교인에게 왜 예수를 믿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천당에 가기 위함이라고 하면서 천당이 없다면 예수를 믿을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또 어떤 신자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왜 목사님이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오히려 이상하게 바라본다.

한국교회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그 성장신화에 묻혀서 자기 고백이 없더라도 교회에 오는 교인들만 많으면 된다고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예수가 나의 삶에 가장 소중한 것으로 되어서 이 세상의 학문, 재산, 지식을 배설물처럼 버린다고 고백했던 바울을 생각해본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면서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를 믿는다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도록 도전을 주는 것이 개혁을 향한 첫 발걸음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에 한 가지 실천을 제안하고 싶다. 교인들이 신앙이나 성서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 소위 가나안 교인이 되고 있고 그 수가 어림잡아 100만명 정도가 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예수를 신실하게 믿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기가 불편하다는 신자들이다. 이들의 이야기 가운데 성서나 신앙에 관해 질문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필자는 3년 전에 이러한 가나안 교인들을 생각하면서 교회를 개척하였다. 주일예배 후에 오늘의 설교에 대해서,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고 또 지나간 한 주간의 삶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나도 모르는 질문에는 물론 모른다고 하고 다음에 찾아서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면서 나도 배우는 바가 많다. 참석자들 가운데 궁금한 점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학에 대해 맘껏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앙에 대해, 성서에 대해, 나의 신학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소통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는 것이 개혁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홍상태 목사 / 참된평화를만드는사람들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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