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개혁의 원동력은 '자유와 용기'

<16> 개혁의 원동력은 '자유와 용기'

[ 개혁 ]

김희룡 목사
2017년 11월 09일(목) 15:08

모든 개혁의 원동력은 기존의 전통과 권위에 대해 낱낱이 '의심하고 회의할 수 있는 자유와 용기'에 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 역시 당대의 강력한 권위를 가졌던 교황이나 공의회의 결정을 의심하고 회의함으로써 성서와 이성의 근거 위에 선 개혁교회의 길을 열지 않았던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개혁'이란 화두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 각 교단 총회에서 채택된 몇몇 결의들은 한국교회가 과연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지 그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결정들이었다. 그 대표적인 결정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법제화한 것이었다.

그 결정자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결정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신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을 망라한 학문적인 연구결과들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으며, 한국보다 앞서 동성애 문제를 고민했던 세계 다른 나라 교회들의 사례를 신중하게 참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이 사회에서 합리적, 이성적 소통이 불가능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종교개혁의 정신을 오늘의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유산으로 이어가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과제 앞에 서야 할 것이다.

첫째, 한국교회는 성서문자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교회의 비합리적, 비이성적 결정이나 행동의 배후에는 언제나 성서문자주의가 있었다. 종교개혁의 구호 '오직 성서!'는 성경에 대한 문자적 집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당대의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모든 전통과 권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유와 용기의 근거를 의미했다.

둘째, 한국교회는 인간에 대한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 종교개혁의 구호 '오직 은총!'은 인간의 구원이 행위와 업적의 결과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선물이란 의미로, 인간이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인종, 성별, 성적인 지향과 같은 외적인 조건 때문에 구원으로부터 배제될 수 없다는 확신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한국교회는 신앙의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 종교개혁이 단지 교회사를 바꾼 사건이 아니라 세계사를 바꾼 사건이라면 기독교 신앙의 지평은 당연히 교회의 담장 안에만 안주할 수 없다. 신앙은 현재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차별과 경쟁과 각자도생의 논리에 대하여 의심하고 회의하는 자유와 용기를 발휘하여 그 같은 논리를 논파하고 포용과 연대와 상생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할 것이다.

김희룡 목사 / 성문밖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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