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에 대한 바람

마을목회에 대한 바람

[ 기고 ]

이영옥 목사
2017년 11월 08일(수) 15:18

금년 제102회 총회는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마을목회 매뉴얼을 전국 교회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교회가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지역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연대와 네트워킹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마을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야흐로 마을목회 시대가 도래 했다. 우리 모두 마을을 살려야 한다. 마을이 살아야 교회가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마을을 살릴 것인가? 교회가 마을을 살린다고 하지만 우리만의 착각일 수 있다. 마을의 구성원인 지역 사회 주민들이 교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연대와 네트워킹'이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마을을 만들 수 있는 실천 개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천 개념보다 우선 마을목회 기본 개념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2만 5000여 개의 실험공동체를 가지고 있는 국제생태 마을 네트워크(Global Ecovillage Network)에서 규정한 마을공동체에 대한 개념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 마을공동체가 갖추어야 할 기본 조건으로 네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즉 '사회적' 공동체를 형성해야 하고, '생태적'이어야 하며, '영성적'이어야 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마을목회를 통해 사회적이고, 생태적이며, 영성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을 함의할 것인가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생명체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생태적 삶을 살면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행할 수 있는 생태 신학과 공동체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

일선에서 마을목회를 전개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애로 사항을 들은 적이 있다. 생태 신학적인 토대가 미흡하여 교인들조차도 마을목회를 비성경적인 것으로 오해 하고 있어도 신학적으로 답변하기가 매우 궁색하다는 것이다. 마을목회에 대한 신학적 정립이 얼마나 절실한 일이지 알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총회뿐 아니라 전국신학대학에서 정규적인 커리큘럼으로 발전시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신학적 훈련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를 정부 보조금으로 마을 주민들을 위한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마을목회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농산물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마을목회로 생각한다. 마을목회가 자칫 70년대 새마을운동을 답습하고 있지 않은지 우려 되는 부분이다.

마을목회는 자본주의 체제 모순으로 인한 인간소외와 경제적 양극화, 환경 위기로 창조질서가 파괴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사회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따라서 마을목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따라 지역주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인간 소외를 극복하고 더불어 살면서 행복하고, 자연과의 관계에서 파괴가 아닌 상생으로 행복하고, 기복적인 영성이 아닌 자연과 더불어 누리는 영성으로 행복하고, 그리고 경제적인 이익을 균등하게 함께 나누는 영성적(성만찬) 가치를 통해 서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마을목회의 기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 이익이 영성적 가치보다 우선시 될 때 마을목회는 실패하게 된다.

총회는 거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만사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 한 바 나름 가치와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통합 측 교인 숫자가 5만 8202 명이 감소하였다는 통계가 있었다. 지역 주민을 외면한 교회 일방적인 운동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총회의 희망처럼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실적 위주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을목회는 하고 싶어 하는 목회가 아니고 해서 되는 목회도 아니다. 철저한 훈련과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회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럴 때 지역주민들과 연대와 네트워킹이 가능할 것이다.

마을목회는 생명 운동이다. 외침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생명 운동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의 가치 운동이다. 마을목회를 전개하는 총회 바람(希)이 전국 교회 바람(風)이 되었으면 한다.

이영옥 목사  새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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