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종교개혁500주년세미나-교회법 개혁 필요(호남신대)

총회 종교개혁500주년세미나-교회법 개혁 필요(호남신대)

[ 총회 종교개혁500주년세미나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11월 06일(월) 10:45

【광주=신동하 기자】종교개혁 500주년을 제2의종교개혁 원년으로 삼아 '교회법'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세미나가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광주ㆍ전남ㆍ제주 10개 노회, 호남신학대학교 등이 주관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세미나'가 지난 10월 25일 호남신학대학교(총장:최흥진) 대강당에서 '종교개혁과 종교법'을 주제로 열렸다.

제1강좌를 맡은 노치준 목사(양림교회)는 한국교회 개혁의 과제를 '세속화'와 '제도화'로 보고 이에 따른 교회직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목사는 "세속화는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신앙이 현저히 쇠퇴하게 되었다. 또한 교회의 제도화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이지만 그 결과 조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동기가 거룩한 영적 동기가 아닌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동기로 변질된다"고 문제제기 했다.

여기서 나타날 수 있는 첫번째 문제로 교회 조직 안의 위계제와 권력의 문제를 꼽았다. 교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생겨난 다양한 기구와 직분, 행정적 위계체제에서 역기능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그가 말하는 역기능이란,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나 기구가 목적 달성 후에도 존속을 위해 불필요한 새로운 목적을 만드는가 하면, 교회의 안정을 위해 조직한 위계적인 기구가 권한을 남용하거나 오용하는 것이다.

노 목사는 "어떤 행정적 기구가 생겨나면 그 자체의 운영원리와 절차에 집착하며 그 결과 기구가 생겨난 목적을 잊어버리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문제가 생겨난다"며, "교회 안에서의 권한 남용은 '갑질'이며 최근 총회 재판국 폐지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이런 문제의 예가 된다"고 설명했다.

노 목사는 '교회 직제' 개혁의 방향성으로 모든 교회 기구와 조직 속에 나타나는 행정적 질서와 권력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항존직 임기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 검토안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위임목사와 시무장로의 중간평가 없는 70세까지의 임기 보장은 적합한 구조인가, 교회 내부정관에 근거해 담임목사와 당회원 임기를 10년으로 정해 실행하는 교회는 이러한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되는가, 대안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을 교단적으로 실행하는 헌법 개정은 가능한가 등이다.

노 목사는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된 기구는 그 권한을 다른 기구들과 나누는 것도 개혁의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개별교회는 당회에 집중된 권한을 제직회와 나누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총회 기구를 지역별대회 기구로 분산시키는 것도 연구해볼 수 있는 과제"라고 제안했다.

제2강좌 강사인 김선권 교수(호남신대)는 칼뱅의 교회정치 체제를 교회법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칼뱅이 교회를 개혁하며 '잘 정돈된 교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교회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주는 신학적 작업과 교회를 세우기 위한 직분자를 세우는 교회의 정치체제를 구축하며 성도의 삶을 관장하는 교회법을 확립하는데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칼뱅에게 있어 교회 정치체제는 '성서의 직분론의 회복'이 목표였다. 성서의 직분론은 존재론적 직분으로서의 직분 자체의 권위가 아닌, 기능적이며 역할을 통해서 나타난 대리적 통치로서의 권위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칼뱅이 말하는 성서의 직분론은 하나님이 대리자(직분자)를 세울 때 주권과 영예까지 양도하지 않았고, 교회는 목회자들 혼자서만 다스리는 곳이 아니라 평신도와 협력하여 민주적으로 치리회 안에서 교회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칼뱅은 교회 정치에서 자기 교정을 위한 보완적 시스템을 세웠다"며, "목사는 목사회 안에서의 형제적 견책의 과정을 가지는 것이며, 장로(집사는 암시되지만)는 직의 연한을 1년으로 두고 연임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서 나타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와 비교해 한국교회는 지금 당회를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 한번 장로의 임직이 교회의 권력을 쥐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부작용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칼뱅에게 있어 직분론은 직분의 서열을 부정하고 동등성을 주장하며 구별성을 강조하지만, 한국교회는 교회의 직분에 대해 승급처럼 계단식 상승으로 이해하는 잘못된 인식을 갖기도 한다는 폐해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칼뱅이 말하는 교회 직분의 정신과 교회법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교회를 세우는 목적 하에서 교회정치와 교회법이 적합하게 사용된다면 그것이 성경과 칼뱅 정신의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강에 앞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이만규 목사는 예배 설교를 통해 "사회가 신앙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며 교회의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은 축제가 아니라 통회자복하는 회개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만규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은 제2의 종교개혁이 되어야 하며 이는 기독교인들이 다시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가능하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오직 믿음'이었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믿음뿐만 아니라 행위를 통해 복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교회 성장에 대한 욕망에서 깨어나고 성숙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교회 존재 자체와 필요성이 새롭게 정립되는 교회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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