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버스

리프트버스

[ 목양칼럼 ]

신경희 목사
2017년 10월 31일(화) 15:23

둥지교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하는 신앙공동체다. 1994년 7월에 개척하여 24년째다. 현재 장애인 130명, 비장애인 70명, 교회학교 30명이 모인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회가 성장(부흥)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성장했다. 교회 명칭이 둥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가족과 같은 신앙공동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지었다.  

개척한 1990년도는 사회에서도 아직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많았다. 교회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저 구제의 대상 정도였다. 더구나 복지와 인권은 생각지도 못하던 때였다.

개척할 당시에 장애인 몇 분과 우리 부부가 전부였다. 그렇게 시작한 장애인과 함께 하는 목회가 조금씩 수적으로 늘어났다. 7년이 지나 출석 교인이 40명이 될 때쯤이었다. 그동안 개척하고 7년간 적금을 들어서 모은 재정이 2000만원이 모였는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공동의회를 하였다.

대부분의 교인들이 전세를 벗어나서 우리만의 예배공간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작은 부지의 땅이라도 매입해서 천막이라도 짓고 둥지교회만의 예배당을 원하였다. 마침 그 시절이 IMF 후라 우리가 있던 지역의 땅은 굉장히 싸게 매입할 수 있었다. 평당 전답은 1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골목의 대지는 30만원 미만이었다.

그러나 땅보다, 예배당보다는 더 필요한 것이 이동권과 접근성이라는 것을 장애인과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미리 리프트버스(장애인 이동수단)에 대한 리서치를 하여 교인들에게 버스를 구입하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교인들이 2000만원이 가진게 전부인데 7000만원짜리 리프트버스를 어떻게 구입하냐고, 그리고 버스를 운전 할 대형면허를 가진 봉사자도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교회가 전세 3500만원에 있는데 비싼 버스를 사냐고 반대를 하였다.

그렇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한달 후에 공동의회를 하기로 하고는 한달 동안 교인들(특히 장애인들) 한 분씩 찾아다니며 설득을 하였다. 결국 한 달 후에 공동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리프트버스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리프트버스를 7000만원에 구입하였다. 교회가 세들어 있는 전세금이 3500만원인데 리프트버스 가격은 7000만원이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버스를 구입할 때쯤 대형버스 운전면허를 가진 분이 교회에 등록을 하였다.

또한 5000만원의 빚은 일년 만에 십시일반 평신도 후원자들의 헌금으로 갚았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때 땅을 사 놓았다면 지금쯤 큰 돈(?)을 남겼으리라! 그러나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동권)에 사용하였더니 리프트버스를 통하여 전도의 문을 열어주셨다.

지금도 둥지교회는 장애인들의 눈높이에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한다. 지난 8월, 17년 전에 구입했던 리프트버스는 수명을 다해 폐차를 하였다. 그리고 25인승 중고차를 구입하여 리프트를 새로 장착하여 운행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주는 리프트버스는 지금도 복음을 싣고 달리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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