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ㆍ농 직거래장터

도ㆍ농 직거래장터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10월 25일(수) 14:06

요즘처럼 볕도 바람도 좋은 가을날이면 지역의 교회마다 다양한 이름의 나눔장터가 열리곤 한다. 먹거리장터와 지역 특산물 판매, 다양한 생활 코너 등이 마련돼 지역주민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하고, 판매 수익금으로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만큼 '나눔장터'는 인기가 높다.

특히 이번 제102회기 총회에서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회별 혹은 노회간 1회 이상 도농직거래장터를 실시하기로 결의한만큼 전국의 교회에서 나눔장터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 농어촌선교부는 직거래장터가 농촌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안정된 판로를 제공하고, 도시교회 교인들은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도농직거래장터가 과연 도농교회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을지…"라며 설왕설래했다. 사실 교회가 주최하는 나눔장터나 선교바자회는 교회마다 선교와 구제라는 목적기금 조성을 위해 진행되는 만큼 해당교회는 어쩔 수 없이 일정의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물건이 잘 팔리면 문제가 아니다. "하루 수고비는 커녕 교통비도 안나올 때가 있다"는 한 농촌목회자는 "고춧가루 판매 문의가 와서 장터에 나섰다가 겨우 2개 팔았는데 수수료는…"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형교회들이 농어촌교회의 이러한 어려움에 반응하고 있다. 그들은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고 수익금 전액을 그대로 가져가게 함으로써 최대한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년 동안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는 수서교회는 최근까지 농촌교회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을 위해 교통비까지 제공했다. 순천중앙교회는 지난 추수감사절연합예배를 작은교회와 함께 드린 후 그날 모아진 헌금을 다시 작은교회에 환원했다. 예배 후 열린 직거래장터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는 후문. 

어쩌면 가난한 농촌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수수료'가 문제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농촌의 팍팍한 일상에 대형교회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조금 아쉬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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